KIA 타이거즈의 포수 김태군(34)이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며 ‘식물 타자’라는 비아냥에 강력하게 반박했다. 김태군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개인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며 KIA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군은 3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삼성의 베테랑 송은범이 던진 시속 135㎞의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이 타구는 비거리가 122m에 달하며 KIA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는 김태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한 번도 치지 못했던 김태군은 포스트시즌 30경기에서 첫 홈런을 만루포로 기록하며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그는 “정말 좋다. 첫 만루 홈런이 중요한 시리즈에서 나와서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치는 순간, 담을 넘어간 건 확신했다. 파울로 휘지 말라고 열댓 번 속으로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군의 만루 홈런은 KIA 역사상 한국시리즈에서 다섯 번째로 기록된 만루 홈런이며, 포스트시즌 전체로는 20번째 만루 홈런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만루 홈런을 기록한 선수들은 김유동, 김동주, 최형우, 이범호 등이 있다. 김태군은 이로써 KIA의 7-0 리드를 이끌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태군은 이번 KS에서 4차전까지 13타수 5안타(타율 0.385), 6타점을 기록하며 주전 포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4∼5년 전부터 타격에 관한 지적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다. 동시에 ‘식물 타자’가 아니라는 걸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하며, 힘든 훈련 과정을 통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제 김태군은 ‘우승 포수’의 꿈을 품고 있다. 그는 “주전 포수로서 우승 반지를 얻는다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라며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하고 돌아온 뒤 ‘백업 포수’로 분류돼 분한 마음을 가지고 준비했다. 올해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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