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중국 축구가 약한 이유로 ‘불법 도박’을 언급했다는 내용이 25일 중국 ‘시나 스포츠’에서 보도됐다. 그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감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2024년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참관을 위해 22일 국회에 불참했지만, 이날에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수현 의원이 “13억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 축구가 왜 약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현재 중국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2위로, 같은 동아시아 국가인 대한민국(22위)과 일본(15위)보다 상당히 낮은 순위에 있다. 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면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법 도박으로 인해 선수들이 제대로 선발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건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는 중국 팬들의 반응을 일으켰다.
한 중국 축구 팬은 “구경하는 사람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의견을 남겼고, 또 다른 팬은 “팀이 인간관계와 돈에 얽혀 부모들이 자녀에게 축구를 가르치지 않으려 한다”고 유소년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매우 정확한 지적”이라는 댓글도 있었고, 한 팬은 “불법 도박보다 더 큰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팬들은 자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즈보 닷컴은 8일, 중국축구협회 관계자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기대하지 말아야 할 처지”라며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이 우리 무대”라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 축구는 위기에 놓여 있다. 축구협회는 국내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위해 한쪽 구석에 숨어 있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A대표팀은 10일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호주 원정에서 전세기를 이용하지 않고 민간 항공편을 두 번 갈아타고 이동했다. 전세기를 탈 경우 국민에게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서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중국과 호주전은 중계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중국 공영방송 CCTV는 공식적으로 중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 팬들은 인터넷으로만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매체는 “자칭 에이스” 우레이를 포함해 부상자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계 역시 중국 못지않게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명단 발표에 앞서 긴장한 표정을 지은 모습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한국 축구는 최근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재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도 한국 축구의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8일, 한국 축구계에서 홍명보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큰 혼란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윤석열 대통령까지 축구협회를 비판하고 나선 상황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24일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을 국회에 소환해 감독 선임의 공정성과 협회장 4선 여부를 추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정치적 압박이 높아지자 “축구협회가 외부 간섭을 받으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FIFA의 메시지를 의례적인 절차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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