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를 무시했던 세계 최고 연봉 감독이 경질됐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는 지난 25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성적 부진과 팬들과의 갈등이 경질에 영향을 미쳤다. 만치니는 지난해 8월 사우디 국가대표팀을 맡았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사우디는 일본에 0-2로 패배하고, 바레인과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SNS에서는 만치니 감독의 태도와 경기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특히 바레인전에서 팬들의 야유에 그가 “꺼져”라고 영어로 대응한 장면이 알려지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우디 팬들은 그의 해고를 촉구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펼쳤다. 한 사우디 축구 팬은 “국가대표팀 감독이 팬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팬들의 반발은 결국 해고로 이어졌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을 유로 2020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나 사우디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도 방식과 태도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지난해 아시안컵 한국전에서 그는 경기 종료 전 라커룸으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네 번째 키커 황희찬이 공을 차기 전, 경기장을 떠난 것이다. 물론 사우디가 탈락할 위기였으나, 황희찬이 실축할 가능성도 있었다. 감독으로서 경기 종료까지 팀과 함께해야 할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셈이다.
만치니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인 오만전 기자회견에도 불참해 약 1300만 원의 벌금을 받은 바 있다.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아시아 축구를 대하는 태도에 논란이 계속됐다. 세계적 명장으로 알려진 만치니는 유럽에서는 성실한 모습을 보였으나, 아시아에서는 한국전 초기퇴근 등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냈다. 사우디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289억 원의 세계 최고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도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사우디와의 계약 해지로 만치니가 받게 될 위약금도 화제다. 이날 영국 매체 ‘더 선’은 만치니가 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약 1080억 원 상당의 위약금을 받을 것이라 전했다. 그의 계약이 2027년까지였기에 발생한 금액이다. 전 세계 축구 감독 중 최고 수준의 위약금을 받고 떠나는 셈이다.
◆ 성적 부진, 만치니의 책임 회피 발언 논란
사우디는 현재 월드컵 아시아 예선 C조에서 1승 2무 1패로 3위에 머물러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 팀 수가 늘었지만, 사우디의 조기 탈락 가능성은 높아졌다. 만치니 감독은 이에 대해 “때로는 선수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일부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었다. 팬들은 이를 두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평가했다.
결국 만치니는 불명예스러운 해고와 함께 사우디와 결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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