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밖에서 볼 때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
NC 다이노스는 올해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여름 이후 팀의 페이스가 확 꺾인 결정적 이유였다. 기본적으로 각 파트별 뎁스가 탄탄한 편은 아니다. 기둥 역할을 하는 베테랑들마저 다치면서 속절없이 추락했다.
그러나 비교적 많은 경기에 나선 주축들의 야구도 마냥 잘 풀렸던 게 아니다. 전임감독은 감독대행 시절부터 유격수 김주원(22)과 포수 김형준(25)을 유독 아꼈다. 두 사람이 NC의 센터라인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 두 사람의 재능은 업계가 인정한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구단에도 큰 선물을 안겼다.
문제는 생각보다 타격 포텐셜이 팍팍 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주원은 시즌 막판 맹타를 휘둘렀다. 그래도 올 시즌 134경기서 타율 0.252 9홈런 49타점 61득점 16도루 OPS 0.750이다. 전반기 77경기서 타율 0.195 5홈런 9타점이 치명적이었다. 후반기엔 57경기서 타율 0.320 4홈런 21타점. 운동능력 좋은 스위치히터. 거포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형준은 올 시즌 119경기서 타율 0.195 17홈런 50타점 39득점 OPS 0.658이었다. 69안타에 사사구 47개를 얻었다. 그러나 삼진을 무려 144차례 당했다. 전임감독은 김형준이 삼진을 당하더라도 호쾌한 스윙을 하길 바랐다. 삼진 개수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국가대표 포수에 거포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믿고 꾸준히 기용하는 건 긍정적이었다. 단, 두 사람의 슬럼프가 깊었던 것도 사실이다. 타 구단 코치에게도 보일 정도였다. 이호준 신임감독은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올해 NC 선수들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면서 “밖에서 볼 때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호준 감독은 “주원이나 현중이는 슬럼프가 온 것 같더라. 타격 폼도, 매일 바꿔서 치는 모습이 보였다. ‘아, 정말 힘들구나’ 싶었다. 그 입장이 충분히 이해됐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고 그러더라”고 했다.
실제 김주원의 경우 시즌 도중 타격 폼을 수정하는 도박까지 시도했다. 다리 움직임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과정이 매끄러웠던 건 아니다. 이호준 감독은 “한 템포 ‘쉬게 해주지’ 생각도 했다. 저렇게 게임 나가고, 연습한다고 해결한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시즌 중 폼을 바꾸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많이 힘들겠다 싶더라”고 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국가대표팀 소집명단에 포함됐다. 김주원은 그 사이 야무지게 기초군사훈련까지 소화했다. 둘다 프리미어12서 주전 유격수, 주전 포수로 뛴다는 보장은 없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박동원을 주전 포수로 쓰겠다고 밝힌 상황. 그러나 작년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프리미어12까지 경험하는 건 분명 야구인생에 큰 자산이 될 듯하다.
이호준 감독은 NC 코치로 일하면서도 김형준과 김주원의 재능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내년부터 감독으로 본격적으로 두 ‘젊은 기둥’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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