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씁쓸한 폭투쇼. 그러나 이 선수 없으면 삼성이 2위 할 수 있었을까.
21일과 23일,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경기가 포함된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1~2차전. 삼성의 1차전 6회초 무사 1,2루 찬스 무산이 1차전을 넘어 2차전 흐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김영웅의 희생번트 실패가 치명타였다. 그렇게 6회초에 전상현을 상대로 2사 만루까지 몰고 갔으나 1점도 뽑지 못했다. 여러 분석이 나왔지만, 삼성으로선 그래도 1-0 리드였다. 이후 또 하나의 결정적 승부처가 있었다. 4실점한 7회말이었다.
KIA가 1사 2,3루 찬스를 맞이했다. 박진만 감독은 서건창 타석에서 김태훈을 빼고 임창민을 투입했다. 서건창을 1루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여기까진 박진만 감독의 계산대로 됐다. 그러나 임창민은 후속 박찬호에게 볼카운트 3B1S서 5구 원 바운드 포크볼을 구사했으나 포수 강민호가 블로킹하지 못했다. 김선빈이 여유 있게 동점 득점을 올렸다. 박찬호는 볼넷 출루.
이후 한국시리즈 새 역사가 나왔다. 임창민은 2사 1,3루,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에서 초구 몸쪽으로 패스트볼을 구사했으나 또 폭투가 됐다. 3루 주자 최원준이 역전 결승득점을 올렸다. 삼성으로선 연속 폭투로 허무하게 리드를 내줬다. 이후 KIA는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이 잇따라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임창민의 2연속 폭투는 한국시리즈 한 이닝 최다폭투 타이기록이며,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투구 폭투 타이기록이다. 종전에는 1992년 10월8일 롯데 자이언츠 박동희가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1차전서 8회에 기록했다. 임창민이 6번째 불명예 케이스.
폭투는 투수의 기록이지만, 포수의 블로킹 미스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임창민 케이스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미처 손을 쓰지 못하는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임창민은 0.1이닝 1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2020년 NC 다이노스 시절 이후 4년만의 한국시리즈 등판서 씁쓸함을 맛봤다.
임창민의 2연속 폭투가 한국시리즈 1차전을 넘어 한국시리즈 초반 분위기를 KIA로 완전히 넘어가게 하는 포인트가 됐다. 그렇다고 임창민에게 과도한 비판을 하긴 어렵다. 임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2년 8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저가 FA 계약자지만, 퍼포먼스는 쏠쏠했다. 올 시즌 60경기서 2승1패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3.98이었다. WHIP 1.66에 피안타율 0.279로 보듯 압도적인 맛은 덜했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의 박빙승부에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꽤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팀에선 김재윤(65경기)에 이어 우완 이승현과 함께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윤(66이닝)과 이승현(60⅓이닝)에 이어 팀 불펜투수들 중에선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39세의 베태랑이란 걸 감안하면, 제 몫을 해줬다. 6월 중순 잠시 1군에서 빠진 걸 제외하면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60경기 28홀드는 중간계투에게 결코 손쉬운 기록은 아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서도 3경기서 3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삼성은 충격을 딛고 25~26일 한국시리즈 3~4차전에 나선다. 결국 승부처에 다시 임창민을 믿고 밀어붙이는 것 외에 별 다른 방법은 없다.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설령 한국시리즈서 좋지 않더라도, FA 영입효과는 충분히 봤다고 봐야 한다. 임창민에겐 씁쓸한 한국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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