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의 제임스 네일과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각각의 팀에서 필승 카드로서의 위력을 재확인했다. 두 투수는 빗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선보이며, 정규리그에서의 성적을 그대로 이어갔다.
정규리그 평균자책점(ERA) 1위(2.53)에 오른 네일은 58일 만에 복귀한 공식 경기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기록하며 단 1점만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삼성은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에서 경기가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후 속개된 경기에서의 삼성 득점 여부에 따라 네일의 최종 성적은 달라질 수 있다.
네일은 경기 초반부터 자신의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활용해 삼성 타자들을 땅볼로 유도했다. 이후 4회부터는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의 구사 비율을 높이며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그의 스위퍼는 오른손 타자에게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빠른 속도로 급격하게 휘어져 들어오는 백도어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6회에는 선두 타자 김헌곤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원태인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KIA 타선을 철저히 막아냈다. 원태인의 공은 거의 모든 구종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였고,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 걸치는 칼날 같은 제구력이 돋보였다. 그는 김도영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선빈과의 10구 대결 끝에 또 다른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최원준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직접 걷어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비가 내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두 투수는 각자의 장기를 최대한 활용해 긴 이닝을 소화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네일은 먼저 강판된 반면, 원태인도 충분히 던졌기 때문에 서스펜디드 속개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5차전에 다시 등판할 예정이다.
이번 경기에서 KIA와 삼성은 상대 선발 투수를 반드시 무너뜨려야 우승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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