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본격적인 한국시리즈가 시작된다. 데뷔 21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강민호(39)를 향한 기대감 그리고 경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삼성은 21일 오후 6시 30분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를 꺾었다. 1, 2차전에선 타선의 대폭발이 나왔다. 무려 홈런 8방을 몰아치며 홈런 군단의 면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3, 4차전에서는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3차전에서는 단 1득점도 뽑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4차전에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LG 선발 디트릭 엔스에게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꽁꽁 묶였다. 5회초에야 선두타자 김영웅이 팀의 첫 안타를 때려낼 정도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흐름에서 한 방을 터뜨린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LG 손주영을 상대로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삼성은 1-0으로 승리하면서 강민호의 홈런은 결승포가 됐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015시즌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후 강민호는 “3차전에서 진 뒤 후배들이 ‘이제는 형이 이끌어 달라’고 이야기하길래 ‘아니다. 나는 일단 수비를 해야 한다. 너희들이 쳐줘라’라고 농담으로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제가 후배들을 말 그대로 ‘멱살 잡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말 그대로 강민호가 끌고 간 경기였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빛났다. LG의 도루를 2개나 저지하면서 흐름을 끊었다. 마운드에서는 레예스, 임창민, 김재윤과 호흡을 맞추며 영봉승을 이끌었다.
부상으로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던 ‘캡틴’ 구자욱도 함박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강)민호 형이 계속 안 맞았지만 오늘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호 형을 믿고 있었다”면서 강민호의 한 방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어 “LG 선발 엔스의 공이 좋아서 우리 타자들이 당하기도 했지만 민호 형이 흐름을 잘 끊어줬다. 민호 형은 내 마음속의 MVP”라며 박수를 보냈다.
강민호에 대한 사령탑의 기대도 크다. 박진만 감독은 “강민호가 수비에서 투수들의 볼 배합 등으로 리드하고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면서 “타격은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어제(19일) 홈런으로 기운을 받아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미친 선수가 되주길 바랐다.
흔히 단기전에선 말 그대로 ‘미친 선수’가 나와야 이길 확률이 높다. 여기서 ‘미친 선수’란 한 선수가 기대치를 뛰어 넘는 활약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기세가 있다보니 상대팀도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KIA 양현종은 “삼성에서 가장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선수가 민호 형이라고 생각한다. (강)민호 형이 한국시리즈가 처음이다. 이 무대를 엄청나게 즐길지 긴장할지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로서는 한국시리즈에서 긴장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처럼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강민호가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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