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플레이오프(PO) 4차전의 비 예보를 고려하여 3차전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긴 이닝을 맡겼다고 밝혔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PO 3차전에서 임찬규와 에르난데스의 특급 계투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이기며 기사회생했다.
LG는 대구에서 열린 PO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 막다른 상황에 처했으나,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염 감독은 “내일 비가 온다는 것만 믿고 에르난데스의 이닝을 길게 가져갔다.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는다”며 전략적 선택을 설명했다. 만약 비 예보가 없었더라면 디트릭 엔스와 이닝을 나눠 맡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로 예정된 4차전이 비로 취소될 경우 휴식일이 생기는 점을 고려해 이날 3차전에서 에르난데스를 아끼지 않고 썼다는 뜻이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3⅔이닝 동안 60개의 공을 던져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염 감독은 “하루 쉰 뒤에는 정상 등판할 수 있을지 트레이닝 파트와 본인으로부터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에게 미안하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라고 강조하며 그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선발투수 임찬규에 대해서도 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단계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2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자신만의 루틴이 생겼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찬규는 이날 5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염 감독은 그를 5⅓이닝 만에 교체한 것에 대해 “좀 망설였지만, 오늘 이기는 게 더 중요해서 빠르게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날 삼성과 함께 5안타에 그쳤지만, 염 감독은 “초반에 찬스를 못 살리면서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4차전에서는 더 나은 타격을 기대하며 “3차전에 못 친 것을 4차전에서 꼭 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염 감독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함으로써 팬들에게 약속했던 ‘LG 왕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꼭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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