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개선 권고를 사실상 거부하며 향후 갈등 양상을 예고했다. 17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회장은 “문체부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제 마음대로 운영한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규정을 바꾸라는 권고는 지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발언은 문체부가 지난 10일 대한체육회에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허용을 심의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개선을 요구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18일까지 불공정 권고 개선 이행계획을 제출하라”는 시정 명령을 내렸으며,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기흥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 절차가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를 변경하려면 절차 시작 전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문체부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문체부가 제기한 문제점이 최근 국회 청문회를 통해 다뤄졌으며, 감사원과 국무조정실, 기타 관련 기관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임을 밝혀 항목별 해명을 이어갔다.
그는 2024 파리 올림픽 참관단 규모가 지나치게 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체육팀이 700개 이상 운영되고 있어 이들이 올림픽에 가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며, 회장 선거와 관련된 법적 문제에 대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확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파리 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의 파행에 대해서는 국민의 혼란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지하로 내려가기 어렵다는 점을 문서로 미리 알렸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당황하셨던 부분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우리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한체육회가 정치적 간섭을 받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IOC에서 우리의 상황에 대해 문의가 있었고,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체육회 직원들이 여러 조사에 대해 자료 요청에 응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감사원 및 국회 등의 조사를 통합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기흥 회장은 “체육회에 대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며, 잘못된 부분은 분골쇄신의 자세로 고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대한체육회장 연임 도전 여부에 대해 “절차를 밟으면 후보자가 될 수 있다”며 “막혀 있는 상황이 아니고 심의를 받으면 된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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