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을야구를 맞이한 ‘3년 차’ 김영웅(21)이 가을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웅은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8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상대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2회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은 LG 좌완 선발 손주영과 마주했다. 정규시즌 상대전적(7타수 무안타 3삼진)만 놓고 보면 천적에 가까운 어려운 상대다. 하위 타순에 배치한 것도 이런 이유다. 부담이 큰 상황에서 김영웅은 초구 커브를 통타, 오른쪽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10m.
김영웅 홈런을 시작으로 김헌곤(5회 2점, 7회 2점), 르윈 디아즈(6회 1점, 7회 1점)가 연타석 홈런까지 터진 삼성은 LG를 10-5 완파했다.
PO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PS 홈런이다. 1차전에서는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2차전에서는 1-1 동점에서 천적을 상대로 홈런을 때리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의 홈런이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김영웅은 “(손주영과의)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아 더 신경 쓰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탄탄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핫코너’ 3루로 향하는 강습 타구를 여러 차례 처리하며 수비에서도 든든하게 투수를 지원했다.
김영웅은 물금고 졸업 후 2022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년 동안 3홈런 13타점에 그쳤던 김영웅은 올 시즌 무려 28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말 그대로 ‘포텐’이 터졌다. 시즌 초반 9번 타자로 출전했지만, 무시무시한 홈런 파워를 과시하면서 이만수-김성래-양준혁-이승엽 등이 거쳐 간 삼성의 4번 타자 자리도 넘나들었다.
정규시즌의 활약만 놓고 봐도 삼성의 최고 ‘히트 상품’인데 부담이 큰 가을야구에서도 영웅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가요계에 임영웅이 있다면, 삼성 라이온즈에는 김영웅이 있다. 오늘(17일 3차전) 끝내자. 김영웅이 보여주는 홈런쇼가 우리에게는 최고의 가을 콘서트”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PO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삼성은 한국시리즈(KS)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에이스 코너 시볼드와 좌완 선발 백정현을 부상으로 잃은 가운데 황동재가 포함된 3인 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핵심 구자욱도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변곡점이 되기도 했던 3차전 승리는 매우 중요하다. 자칫 흐름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로 나서는 황동재는 긴 이닝을 소화하며 LG 타선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다. 초반 타격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장타력을 과시하며 PO 승리를 이끌었던 삼성에서 김영웅의 역할은 매우 크다.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올 시즌 상대 타율 0.200(5타수 1안타)로 좋지 않다. 천적 같은 손주영에게 홈런으로 치명타를 안긴 김영웅이 임찬규를 상대로 어떤 타격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비해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잠실야구장에서 김영웅이 호쾌한 홈런포를 가동하며 ‘가을의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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