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삼성 라이온즈 출신 투수가 빅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감격의 첫 데뷔전이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각)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로스터를 변경했다. 알렉스 콥을 빼고 벤 라이블리를 엔트리에 올렸다.
콥은 지난 15일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ALCS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2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중 불편함을 호소한 콥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검사를 받았는데, 급성 허리 염좌가 발견됐다. 5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클리블랜드는 빠르게 로스터를 변경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콥을 빼고 라이블리를 추가해 달라 요청했고 사무국이 이를 받아들였다.
라이블리는 지난 2019년 삼성과 계약하며 한국 무대를 밟았다. 2019시즌 9경기 4승 4패 57이닝 18사사구 58탈삼진 평균자책점 3.95를 마크했다. 완봉도 1차례 달성했다. 2020시즌 21경기 6승 7패 112이닝 51사사구 95탈삼진 평균자책점 4.26이라는 성적을 남긴 그는 2021시즌 6경기 1패 33⅓이닝 18사사구 38탈삼진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한 뒤 삼성과 이별했다.
이후 다시 빅리그 문을 두드린 라이블리는 지난 시즌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고 19경기(12선발) 4승 7패 88⅔이닝 28사사구 79탈삼진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클리블랜드로 적을 옮겨 29경기 13승 10패 151이닝 54이닝 118탈삼진 평균자책점 3.81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라이블리는 시즌 막판 지친 탓인지 성적이 좋지 않았고 부상에서 복귀한 콥에게 자리를 잃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콥이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하며 라이블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라이블리는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해) 힘들었다”며 “올해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제 자신을 꽤 열심히 밀어붙였는데,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이를 (동기부여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라이블리가 ALCS에서 선발로 나설지 아니면 불펜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스티블 보그트 클리블랜드 감독은 불펜 자리에 필요하다면 라이블리를 구원 등판시킬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물론,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보그트 감독은 “라이블리는 가장 일관성 있는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다”며 “라이블리의 장점은 경쟁심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는 존을 공격한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그는 사람들의 균형을 잃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우리는 그를 신뢰한다. 우리는 그를 좋아한다. 우리는 그가 나가서 경쟁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우리에게 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블리는 16일 ALCS 2차전에 7회말 구원 등판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8회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재즈 치좀 주니어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앤서니 볼피에게 안타를 맞았다. 우익수 윌 브레그넌이 슬라이딩해 포구를 시도했지만, 글러브에 맞고 나왔다.
그는 앤서니 리조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한숨 돌렸다. 이후 알렉스 버두고에게 피치클락 바이얼레이션으로 볼넷을 허용해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글레이버 토레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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