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4일 발표한 결정은 가을야구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고려했던 좌완 투수 이승현(22)을 불펜으로 조정하고, 대신 우완 투수 황동재를 선발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 결정은 단순히 이승현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LG 트윈스의 강력한 좌타자 라인업과 작전 야구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LG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주로 좌타자로 구성된 타선을 자랑하고 있으며, 주전 선수로는 홍창기, 신민재, 김현수, 오지환, 문보경, 박해민, 문성주 등 대부분이 왼손 타자들이다. LG의 이 같은 타선은 상대 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들은 좌완 투수를 상대할 때 각도상 공을 늦게 보게 되어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반면, 우완 투수에게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상대 팀들은 LG의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삼성의 결정은 좌완 불펜이 없으면 LG의 작전 야구와 기동력 야구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LG는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뛰는 야구’를 강조하며, 다양한 작전들을 통해 상대 팀을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G는 단독 도루, 더블 스틸, 런 앤드 히트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왔다. 좌완 투수는 세트 포지션에서 1루를 바라보므로 주자의 움직임을 보다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 LG의 작전 수행을 저지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삼성과 kt wiz는 LG와의 포스트시즌에서 좌완 선발투수를 불펜으로 활용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kt wiz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을 마지막 투수로 기용하며 LG의 좌타자들을 제압하려 했다. 이러한 전략은 LG의 좌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상대 팀들이 선발 전력을 약화시키면서까지 좌완 불펜에 집중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결국, 삼성의 이 같은 결정은 LG의 좌타자 진용과 작전 야구를 제어하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가을야구에서의 승부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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