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지만(33)을 밀어냈던 그 선수.
알고 보니 그렇다. 마크 비엔토스(25, 뉴욕 메츠)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 2번 3루수로 선발출전,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만루서 우완 랜던 낵의 9구 95.1마일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중월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경기의 승패를 가른 한 방이었다. 다저스로선 2사 2,3루서 슈퍼스타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거르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한 방이 있는 비엔토스에게 실투를 던지다 얻어맞았으니, 할 말도 없다. 비엔토스가 잘 쳤다.
비엔토스는 올 시즌 111경기서 타율 0.266 27홈런 71타점 58득점 OPS 0.838을 기록했다. 202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7년 2라운드 59순위로 지명된 뒤 작년까지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다, 올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올해 메츠와 마이너계약을 맺은 최지만이 개막을 앞두고 로스터 경쟁을 벌였던 선수다. 비엔토스의 주 포지션은 3루지만 1루도 가능하다. 최지만은 지난 봄 젊고 유망한 비엔토스를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비엔토스는 결과적으로 메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알고 보니 생애 첫 가을야구서 펄펄 난다.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시리즈서 타율 0.250 2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서 16타수 9안타 타율 0.563 2홈런 5타점 OPS 1.674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2차전서 9타수 2안타 타율 0.222 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시작했다. 애버리지는 낮지만 2차전서 결정적 한 방으로 팀에 크게 공헌했다. 이번 가을야구 9경기서 37타수 14안타 타율 0.378 3홈런 11타점 6득점 OPS 1.086.
다저스로선 전력의 아킬레스건을 드러낸 경기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서 재미를 본 불펜데이를 다시 한번 꺼냈다. 그러나 2회 두 번째 투수로 나온 낵이 무너지면서 구상이 어그러졌다. 또한, 좌완 알렉스 베시아라는 좋은 카드가 부상으로 사라진 것도 아쉽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마운드 운영 실패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경기초반이었고, 어떤 투수든 그 상황은 쉽지 않았다. 0-2로 뒤진 2회초 2사 만루서 곧바로 필승조를 가동하기엔 너무 빠른 시점이었다. 7전4선승제 단기전은 단기전이지만 장기전 성격도 있다. 초반에 0-6으로 벌어지면, 필승조를 아끼는 게 맞다.
역설적으로 다저스 선발진의 물량이 달린다는 게 드러난 경기다. 선발진이 탄탄하면 불펜데이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저스 선발진은 사실상 야마모토 요시노부, 잭 플래허티에게 크게 의존하는 구도다. 3선발 워커 뷸러는 불안하다. 4선발은 당연히 없다. 다저스의 올해 최종성적을 떠나 올 겨울 보강지점이 어딘지 명확히 드러났다. 이미 미국 언론들은 다저스가 올 겨울 다시 선발진 보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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