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가 약팀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예정된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은 우천으로 인해 하루 연기되어 15일로 미뤄졌다. 가을야구 역사에서 우천 변수는 종종 강팀보다 약팀에 유리하게 작용해 왔다.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3위의 두산 베어스는 삼성과의 1차전에서 패한 후 우천으로 2차전이 하루 연기되자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결과 두산은 이후 5경기에서 4승 1패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에도 SK 와이번스가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4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연기되면서 팀을 재정비할 수 있었고 결국 두산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우천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1년 SK는 준PO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4경기를 치른 후 PO에 진출했으며 2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PO에서 5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이틀의 휴식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SK는 5차전에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번 14일 대구에 내린 비는 LG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kt wiz와의 준PO에서 5경기를 치르며 선발과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소진된 상태였다. 게다가 삼성과의 1차전에서 패한 후 팀 분위기가 무거워졌는데 하루의 여유로 팀 분위기를 회복하고 투수들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LG의 외국인 선발 디트릭 엔스는 14일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된 덕분에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엔스는 준PO에서 5일과 9일에 선발 등판한 바 있어 긴 휴식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반면 삼성도 이날의 비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이탈한 삼성은 데니 레예스, 원태인, 황동재의 3인 선발 체제로 PO를 치르고 있다. 2차전이 하루 미뤄지면서 1차전 선발인 레예스가 4일 휴식 후 PO 4차전에 등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삼성은 2차전과 3차전 중 한 경기를 잡으면 PO 4차전에서 KS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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