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부터 불안정했던 불펜을 재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고 내부 FA인 오승환과는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불펜 투수들이 체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방출되었던 송은범을 다시 영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불펜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었다.
가을 야구를 앞두고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불펜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코너 시볼드의 부상으로 이 계획이 무산되었다. 좌완 원포인트로 활용할 예정이던 백정현도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은 LG 트윈스와의 PO를 시작하게 되었고, 불펜의 헐거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삼성은 예상치 못한 선수로 불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 바로 김윤수(25)다. 그는 13일 PO 1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김윤수는 LG와의 경기에서 7-4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오스틴 딘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삼진을 잡는 과정은 삼성 팬들에게 전율을 안겼다. 김윤수는 초구로 150㎞의 직구를 던져 오스틴의 헛스윙을 유도한 후 두 번째 스트라이크는 커브로 잡고 다시 152㎞의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LG의 강타자와의 정면 승부에서 대담한 모습으로 힘을 과시한 김윤수는 삼성 벤치와 관중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김윤수는 한화 이글스 좌완 강속구 투수 김범수의 친동생으로 2018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평범한 성적을 이어왔다. 2020년에는 3승 5패 12홀드 평균자책점 4.66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었으나 2021년에는 평균자책점 6.63으로 부진했고 2022년에도 큰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올해 퓨처스리그 20경기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8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윤수의 제대 일자가 다가오자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다가 선발 투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하면 선발로도 활용할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제대 후 김윤수는 고질적인 제구 문제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기복이 심해 승부처에서 쓰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PS 첫 경기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이며 우려를 씻어냈다.
김윤수는 남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책을 맡을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2, 3루 위기에서 볼넷을 내줘도 괜찮은 상황에서 김윤수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우리 팀 불펜에서 구위가 가장 좋은 김윤수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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