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투르 베테르비예프(39·캐나다)가 드미트리 비볼(33·러시아)을 꺾고 복싱 라이트헤비급 역사상 최초로 4대 기구 통합 챔피언에 오르며 무패의 행진을 이어갔다. 베테르비예프는 13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라이트헤비급 4대 기구(WBC, WBO, IBF, WBA) 통합 타이틀전에서 비볼에게 2-0(115-113, 116-112, 114-114)으로 판정승을 거두었다.
이번 경기는 두 선수 모두 프로 무대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던 만큼 관심을 집중시켰다. 베테르비예프는 20전 20승 20KO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고 비볼 역시 23전 23승 12KO승을 기록하며 탄탄한 실력을 입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베테르비예프가 더욱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에는 양 선수 모두 탐색전을 벌였으나 5라운드부터 베테르비예프는 자신의 장기인 강력한 라이트 훅을 날리기 시작했다. 7라운드에는 두 선수의 공격이 격렬해지며 베테르비예프가 비볼의 레프트 펀치를 잽과 짧은 레프트 훅으로 견제하며 위기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장기전으로 갈 경우 비볼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베테르비예프는 이를 뒤엎으며 11라운드에서 비볼의 몸에 강력한 라이트 훅과 어퍼컷을 꽂아 넣는 등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최종 12라운드에서는 KO승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거센 공세를 펼쳤지만 경기가 종료되면서 판정으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경기 결과는 베테르비예프의 2-0 판정승으로 끝났으나 판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ESPN은 115-113으로 비볼이 승리했다는 자체 채점 결과를 내놓았으며 정상급 복서들인 라이언 가르시아와 테렌스 크로퍼드 등이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후 베테르비예프는 “비볼은 강력한 챔피언이자 뛰어난 기술을 지닌 선수다. 힘든 싸움이었다”며 “오늘은 운이 좋았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무패 행진이 중단된 비볼은 “베테르비예프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는 아주 강력했고 내 주먹에 멍이 들 정도다. 변명처럼 보일 수 있기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사진 = AP, TASS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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