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암만(요르단) 노찬혁 기자]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탁구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이 마음의 짐을 덜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요르단과의 3차전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90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한국은 전반 23분 만에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전반 38분 이재성의 헤더골이 터지며 앞서나갔다. 후반전 초반 엄지성까지 부상으로 잃은 대표팀은 후반 23분 오현규의 추가 득점을 통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승리로 한국은 승점 7점 B조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강인은 “승점 3점을 따내려고 다들 잘 준비했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잘 준비를 해줘서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승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이강인은 아쉽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장 손흥민이 없고, 황희찬과 엄지성 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뛰어난 개인기를 통해 수비진을 흔들었고, 날카로운 세트피스 킥으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강인은 “(황)희찬이 형도 처음부터 너무 잘해줬고, 그 이후에 들어온 (엄)지성이, (배)준호까지 잘해줘서 쉽게 경기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꼭 승리하려고 열심히 해서 좋은 플레이, 그리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이강인은 마음의 짐을 덜었다. 지난 2월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요르단에 0-2로 패배했는데 당시 이강인은 손흥민과 불화를 일으켰다. 게다가 이때 손흥민과 충돌한 이유가 탁구 때문이라는 이유까지 밝혀지며 이강인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8개월 만에 요르단전 패배를 설욕한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두 경기 다 이기지 못해 꼭 승리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며 “그래서 선수들 분위기도 좋고 다같이 이기기 위해 좋은 축구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선수들을 포함해 코칭스태프도 모두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고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요르단과 경기하면 항상 수비수들이 2~3명이 붙어 다른 선수들이 많이 비었다. 따라서 무리하지 않고 심플하게 하는 플레이가 좋을 것 같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경기 전부터 그렇게 생각을 했고 팀이 승리하고 좋은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서 막내로 출전한 이강인은 이제 어느덧 대표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02년생 엄지성(스완지 시티), 이한범(미트윌란),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 시티), 김준홍(전북 현대) 등 이강인보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하고 있다.
이강인은 이에 대해 “다른 대표팀을 보면 연령도 많이 어려졌다. 어린 선수들 중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 팀이 강해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어린 선수들이 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강인은 “좋은 선수들이 빨리 나와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그런 선수들이 많이 나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요르단 원정서 승점 3점을 챙긴 대표팀은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이동해 이라크전을 준비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라크와의 홈경기는 잔디 문제로 인해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게 됐다.
이강인은 “쉽지 않을 경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국에 가서 경기를 하는데 배려해주신 대한축구협회에 감사한 마음이다. 좋은 잔디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더 좋은 플레이를 통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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