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의 여왕이 돌아왔다. 이틀 연속 빼어난 퍼팅감을 발휘한 김수지(28)가 악명 높은 난코스에서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로 1년 2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에 섰다.
김수지는 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63야드)에서 마무리된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2억7000만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 등으로 2오버파 74타를 쳤다.
김수지는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단독 2위에 오른 황유민(21)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위 황유민의 최종 스코어가 이븐파 288타일 정도로 극한의 난코스에다 대회 기간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모든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김수지는 달랐다. 전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코스 레코드 타이를 이룬 것이 결정적이었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김수지는 4라운드에서도 중반 이후 빼어난 퍼팅감이 되살아나며 우승을 굳혔다.
커리어 모든 우승이 8월 이후 나오면서 가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수지는 3년 만에 이번 대회 우승 트로피를 탈환했다. 김수지는 2021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2022년 공동 5위, 2023년 준우승 등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다. 2021년부터 2년 동안 9·10월에만 4차례 우승한 그는 작년 8월 한화 클래식 우승도 절기상 처서를 지난 시점에 따냈다. 그 뒤 1년 2개월 만에 승수(시즌 첫 승)를 추가했다. 김수지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이기도 하다. 통산 6승 중 3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김수지는 경기 후 유난히 가을에 강해지는 이유에 대해 “나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매일 최선을 다하고 우승하고자 임하는데 그 결과가 가을에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지는 “쉽지 않은 라운드였고 코스 세팅이 어렵다 보니까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며 “15번 홀에서 파 세이브하면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조금 답답한 경기를 몇 번 이어갔는데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우승 원동력이 된 전날 8언더파 맹타에 대해서는 “(라운드가) 잘 풀리는 걸 알고 있었는데 다른 선수들도 잘 치다 보니까 스코어에 신경 안 쓰고 집중을 많이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3타차 단독 선두로 라운드를 맞은 김수지는 전반에 보기 2개, 버디 1개로 1타를 잃었다. 10번 홀(파5)과 12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낸 김수지는 추격자들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퍼팅감이 돌아왔다. 김수지는 비까지 내려 기온이 내려가는 경기 후반 14번 홀(파4)에서 10m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다시 단독 선두에 올랐다. 16번 홀(파3)에서는 홀까지 9.5m을 남기고 또 한 번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위 그룹 선수들과 격차를 3타로 벌리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자신의 메인 스폰서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윤이나(21)는 마지막 날 2오버파 74타를 치면서 이날 3타를 줄인 박민지(26)와 공동 3위(최종 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못했지만 윤이나는 지난 4개 대회에서 준우승 1회, 3위 2회 등으로 상승세다.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