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경고성 공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두고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KFA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FIFA 회원국이 지켜야 할 의무와 규정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KFA를 상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본부총괄이사, 박주호 전 국가대표, 박문성 해설위원 등이 참석했다.
KFA는 문체부의 감사까지 받았다. 문체부는 2일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권한이 없던 이 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 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KFA가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KFA는 문체부의 주장에 대해 “문체부는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 이사가 감독의 결정을 추진했다고 하는데, 이는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가 행하는 추천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전력강화위원회의 업무가 마무리된 가운데 기술총괄이사가 추천된 후보와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외에도 문체부는 클린스만 선임 과정과 이사회 선임 절차를 꼬집었다. KFA는 “정몽규 회장이 당시 2명의 후보자와 진행한 부분은 후보자 평가가 아닌,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사항 등을 물었다. 이는 회장의 당연한 직무”라고 반박하면서도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라 선임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전했다.
KFA가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FIFA가 공문을 보냈다. FIFA는 정관 제14조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 안된다’, 제15조 ‘어떤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도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 등의 규정을 들어 KFA가 외부 간섭을 받고 있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외부 간섭으로 인해 FIFA의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다. FIFA는 지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 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출전권을 박탈했다. 결국 쿠웨이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모두 몰수패 당했다.
FIFA가 KFA에 보낸 공문은 정관에 위배될 경우 제재가 가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KFA가 FIFA의 제재를 받을 경우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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