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자원 김광현, 이틀 휴식 후 불펜 등판했지만 결승 3점 홈런 헌납
9회 대타로 나선 추신수, 헛스윙 삼진으로 아름다운 마무리 실패
프로야구 최초 ‘5위 결정전’서 아쉽게 패한 SSG 랜더스, 특히 일부 베테랑들에게는 씁쓸한 시즌 마무리가 됐다.
SSG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 위즈와 ‘5위 결정전’에서 3-4로 역전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막판까지 kt와 순위 경쟁을 펼쳤던 SSG는 시즌 막판 기적의 4연승을 내달리며 72승 70패 2무(승률 0.507)를 거둬 kt와 공동 5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프로야구 사상 최초 ‘5위 결정전’을 치렀다.
벼랑 끝 단판승부에 나선 SSG는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와 8회 최정의 쐐기 솔로포에 힘입어 3-1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문제는 8회말이었다.
7회를 완벽하게 막아낸 노경은이 8회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자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선발 자원 김광현을 불펜으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광현은 불과 이틀 전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5.1이닝 동안 투구 수 97구를 기록했다. 단 이틀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이숭용 감독은 그를 과감하게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로 돌아갔다. 대타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에 놓인 김광현은 상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통한의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맞는 순간 모두가 홈런임을 직감했고, 김광현은 고개를 떨궜다.
이후 김광현은 침착하게 후속 타선을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경기 분위기는 이미 kt로 넘어간 상태였다.
SSG에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3-4로 뒤진 9회초 1사 이후 오태곤이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하자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타자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는 시즌 막판 어깨 부상으로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가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8회에 대타로 출전해 내야 땅볼을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과 SSG 동료 선수들의 격려를 받은 추신수는 이날 타석이 자신의 현역 인생 마지막 타석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5위 결정전’이 성사되자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설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야속했다. 추신수는 kt 마무리 박영현의 강속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직전 상황에서는 박영현의 직구에 반응했지만 힘에서 밀리자 타석에서 아쉬운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추신수가 기회를 살리지 못한 SSG는 3-4로 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원했을 추신수는 현역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팀도 패하며 씁쓸함을 남겼다.
또 SSG의 상징적인 존재인 김광현도 시즌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경기서 패전의 멍에를 쓰며 큰 마음의 짐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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