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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 회복’ 풀타임 노리는 이정후, 자이디 사장 경질 여파는?

데일리안 조회수  

이정후 ⓒ AP=뉴시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아쉬움을 안고 귀국했다.

이정후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야구팬들의 환영 속에 귀국한 이정후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9월 중순 거의 재활이 끝났다. 현재 80~90% 정도 회복했다. 구단에서 준 비시즌 프로그램이 있다. 잘 소화하면 내년 스프링캠프는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KBO리기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지난 2018년에도 수술을 받은 후 4개월 만에 재활을 마치고 2019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선수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끝이다. 결국에는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자기 성적을 내더라. 내년에는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꼭 뛰고 싶다. 야구가 늘어야 하는 시기인데 계속 쉬기만 한다. 일단 뛰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종범도 이정후 부상 이후 줄곧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뛰어난 선수도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 소용없다.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능력이다”라고 말해왔다.

진한 아쉬움이 남는 데뷔 시즌이었다. KBO리그 2023시즌을 마친 뒤 이정후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92억원)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아시아 선수 포스팅 최고액.

기대만큼 성적도 괜찮았다. 그러나 오래 뛰지 못하고 시즌을 일찍 접었다. 37경기 타율 0.262,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0.641.

지난 5월13일(한국시각)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MLB(메이저리그) 신시내티전 1회초 수비 도중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올랐다가 펜스에 강하게 충돌한 뒤 교체 아웃 됐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이정후는 왼쪽 어깨에서 ‘구조적인 손상’을 발견했고, 6월 초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재활만 6개월을 했다. 그 사이 빅리그 첫 시즌은 끝났다. 이정후는 “한 플레이로 시즌이 끝나서 아쉽다. 그러나 아직 야구 할 날이 많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수술을 받고 ‘이것도 다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시즌을 조기에 접고 아쉬움을 드러낸 이정후의 내년 시즌 목표는 풀타임이다. 이정후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 2년 동안 풀타임으로 뛰지 못했다. 경기를 많이 뛰고 실력이 늘어야 하는 시기에 자꾸 쉬어서 많이 걱정된다. 잘하든 못하든 일단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후 ⓒ 연합뉴스

이정후가 귀국한 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르한 자이디 사장을 경질했다. 신임 사장에는 팀 포수 출신인 버스터 포지를 선임했다. 후임 포지 사장은 2009년부터 13년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포수로 활약하며 2012년 내셔널리그 MVP에도 선정됐고, 현역 시절 세 차례나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바 있다.

LA 다저스 단장이었던 자이디는 201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장으로 부임했지만,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팀 체질 개선에도 실패했다. 자이디 사장 부임 뒤 샌프란시스코는 453승 417패를 기록했다. 6시즌 동안 지구(NL 서부지구) 우승은 2021시즌 한 번뿐이다. 2024시즌(80승82패)은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이스 하퍼·오타니 쇼헤이 등 거물급 FA가 시장에 출현했을 때마다 영입 작업에 착수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3억2000만 달러(약 4224억원)를 퍼붓고 이정후를 비롯해 3루수 맷 채프먼, 외야수 호르헤 솔레어, 우완 조던 힉스, 좌완 블레이크 스넬 등 굵직한 FA들을 데려왔지만 ‘가을야구’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사치세까지 감당했는데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자이디 체제의 실패를 인정한 샌프란시스코의 신임 포지 사장은 쇄신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정후 입지에도 변화가 있지 않겠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구단 수뇌부의 결정인 만큼 할 말은 없다. 내가 할 일만 잘하면 될 것”이라며 “(신임 포지 사장님도) 야구장에 많이 오셔서 나와 대화도 많이 나눴던 분”이라고 답했다.

밥 멜빈 감독은 유임될 것으로 보이고, 짧았지만 데뷔 시즌 이정후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쇄신안에 따른 변화의 물결과 샌프란시스코 내 경쟁자들 출현 등 변수가 있지만, 이정후가 몸 상태를 회복해 지난 시즌 초반의 능력만 보여준다면 자이디 사장 경질로 인한 입지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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