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명예로운 퇴진’을 주문한 경고를 무시하고 4연임을 강행하면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인터뷰에서 유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명예롭다고 정 회장을 압박한 데 대해 “국민과 언론의 비판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더 명예롭지 않겠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장관은 “불명예스럽게 되는 것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정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 회장이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문체부가 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유 장관은 “대한체육회 정관 개정안이 문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불허했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회장이 두 번 이상 연임하지 못하게 하는 정관을 수정한 바 있다. 유 장관은 공정위원회의 심사 절차에도 문제가 있으면 시정 명령을 내릴 계획이라면서 “정 회장이 출마하고 선거에서 당선돼도 문체부는 승인을 불허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유 장관은 정 회장의 4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문체부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기흥 체육회장도 마찬가지라면서 “여야 모두에서 질타를 받는 체육회는 국민과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특권층 조직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장관은 이들 문제가 정부와 문체부 내에서 오랫동안 방치돼 온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체육계 개혁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 장관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언급됐다. 유 장관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공정한 방법으로 선임됐다면 공정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 선임 역시 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홍 감독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유 장관은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이 배드민턴 선수들에게 특정 후원업체의 용품 사용을 강제한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유 장관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맞는 용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을 자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용품 문제는 신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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