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수 년 동안 300억대 규모의 불법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해당 수의 계약을 승인하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지적에 문체부는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를 표명했고, 대한체육회는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지난 2019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 자체 규정을 근거로 300억 원대 규모의 모두 160여 건의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체육회는 물품·용역 계약 시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개경쟁 입찰을 해야 하지만 ‘주무 관청의 허가를 받은 경우 수의 계약을 할 수 있다’는 자체 규정을 적용해 수의 계약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은 “이 과정에서 대한체육회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개 경쟁입찰에 부쳐야 하는 상위법에 어긋나는 자체 규정을 만들었고, 이에 대한 승인 권한이 없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수의계약인 독점공급권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한체육회는 후원사 물품을 독점적으로 구매했고 후원사들은 300억 원의 독점 매출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스포츠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는 108억원대 물품 공급 수의 계약 66건을, 한진관광은 도쿄올림픽 급식 지원센터 운영 장소 선정 대행 용역 등 82억원대의 수의 계약 64건을 했다.
정 의원은 “승인권한 없이 협의권한 뿐인 문체부가 대한체육회 요구를 승인해 준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시인했다”며 “대한체육회의 불법적 수의계약을 통한 물품 몰아주기 행태 등 관행으로 포장된 불법적 행위는 철저하게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당시 체육회의 전문성이나 자율성 확보 등을 이유로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문체부가 대단히 잘못했고, 국민들께 사죄를 드려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후원사 독점 공급권이 대한체육회가 특정업체를 후원자로 선정해서 후원금을 받고, 또 해당 업체가 국가계약법을 회피하는 그런 수단으로 이권을 챙겨가는 등 악용되는 지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초부터 시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 공개적으로 하지 못했다. 앞으로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수의계약)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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