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마지막까지 맹활약이다.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을 원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선수. 그러나 송성문(28, 키움 히어로즈)은 늘 김도영과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로 감사한 마음이다.
올해 KBO리그 3루수 골든글러브는 이미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한다. 걸출한 3루수가 많지만, 올 시즌의 주인공은 단연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19일까지 135경기서 521타수 179안타 타율 0.344 37홈런 105타점 135득점 39도루 장타율 0.647 출루율 0.417 OPS 1.064 득점권타율 0.316.
개인기록 1위를 달리는 부문은 득점과 장타율 뿐이다. 그러나 역대 최초 4월 10-10, 전반기 20-20, 최연소 및 최소경기 30-30, 내추럴 사이클링히트, 3-30-30-100-100,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까지. 임팩트 있는 기록을 꾸준히 작성해왔다. 실책 30개로 최다 1위지만, 이걸로 김도영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 듯하다.
흥미로운 건 올해 3루에서 커리어하이를 쓰는 선수가 또 있다는 점이다. 송성문이다. 올 시즌 135경기서 498타수 169안타 타율 0.339 18홈런 100타점 80득점 18도루 장타율 0.514 출루율 0.408이다. 2015년 입단해 9년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낸다.
그냥 커리어하이가 아니다. 리그 최상급 성적이다. 보통의 시즌이라면 3루수 골든글러브를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하필 김도영이 올해 미친 행보를 펼치는 바람에 골든글러브를 생각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 송성문은 ‘송글벙글’이란 별명답게 김도영 얘기가 나올 때마다 후배를 진심으로 치켜세운다.
송성문이 올해 박수 받아야 하는 건 꾸준하다는 점이다. 3~4월 타율 0.294 5홈런 21타점, 5월 타율 0.348 1홈런 12타점, 6월 타율 0.404 3홈런 21타점, 7월 타율 0.342 3홈런 17타점, 8월 타율 0.320 5홈런 1타점, 9월 타율 0.340 1홈런 8타점이다. 그러나 매달 임팩트 있는 후보들 때문에 월간 MVP 한 번을 못 받은 불운의 사나이다.
지난 오프시즌에 허문회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의 1대1 개인훈련이 완전히 송성문을 바꿔놨다는 평가다. 그리고 몸이 예전과 완전히 다르다. 가까이에서 보면 근육질 모델 몸매를 연상하게 한다. 타구의 비거리와 속도가 확 달라졌다.
여기에 3루수로 712⅓이닝 동안 7실책, 2루수로 151⅔이닝 동안 2실책, 1루수로 148이닝 동안 1실책이다. 수비력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6.50으로 리그 5위, 조정득점생산력 141.4로 리그 6위다. 3루수들 중에선 당연히 김도영에 이어 2위다.
송성문은 프리미어12 예비엔트리에 당당히 포함됐다. 주전 3루수는 김도영이 유력하다. 만약 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김도영의 30실책을 의식, 지명타자로 쓸 경우 3루수 후보 1순위가 송성문이다. 2루와 1루도 가능하기 때문에 쓰임새도 높다. 김도영에게 가린 역대급 2인자, 팀이 최하위라서 더더욱 주목 못 받은 2인자. 그러나 충분히 박수 받아도 될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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