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15년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103승을 손에 넣은 댈러스 카이클이 일본프로야구 진출 이후 최악의 피칭을 기록했다. 결국 치바롯데 마린스 또한 4위로 추락했다.
카이클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라쿠텐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78구, 6피안타 2탈삼진 3볼넷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21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은 카이클은 2015시즌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 미네소타 트윈스, 밀워키 브루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통산 282경기에 등판해 103승 92패 평균자책점 4.04의 성적을 남긴 뒤 최근 일본프로야구 치바롯데의 유니폼을 입었다.
카이클은 데뷔 후 네 번째 경기였던 라쿠텐과 맞대결에서 5이닝 1실점(1자책) 투구를 펼치며 첫 승을 신고, 지난 11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맞대결에서도 6이닝 3실점(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2연승을 달렸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라쿠텐과 맞대결이 성사된 카이클이 이번엔 제대로 무너졌다. 일본 무대 진출 이후 최악의 투구였다.
카이클은 1회초 선두타자 오고우 유야를 중견수 뜬공, 무라바야시 이츠키와 타츠미 료스케를 모두 땅볼로 요리하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2회 또한 두 개의 땅볼과 삼진 한 개를 바탕으로 2이닝 연속 무결점의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그런데 3회 선두타자 사토 유키야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타자 코부카타 히로토의 타구에 야수 선택과 실책이 겹치면서 허무하게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1사 2루에서 오타 히카루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면서 위기가 이어졌고, 오고우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2실점째를 기록했다.
2점을 내준 뒤 카이클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등 볼넷을 내주며 어렵게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많은 점수를 내준 것은 아니었던 만큼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4회였다. 이닝 시작과 동시에 아사무라 히데토를 시작으로 후속타자 야스다 유마, 와타나베 요시아키까지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만루의 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때 카이클이 결국 자멸하고 말았다.
사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3점째를 내준 카이클은 코부타카의 1루수 땅볼에 수비의 도움을 받아 홈을 파고드는 주자를 지워내며 한숨을 돌렸으나, 이어지는 만루 위기에서 오타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4실점, 그리고 오고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면서 5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무라바야시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실점은 어느새 6점까지 불어났다. 이후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최악의 투구 속에 5회부터는 카이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카이클이 4이닝 동안 6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면서 승기는 라쿠텐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고, 치바롯데는 4회초를 제외하면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1-8로 무릎을 꿇었다. 그 결과 치바롯데 라쿠텐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퍼시픽리그 4위로 주저앉게 됐다.
일본의 경우 정규시즌 총 143경기를 치르는데, 치바롯데에게 남은 경기는 10경기에 불과하지만, 3위로 올라선 라쿠텐은 퍼시픽리그에서 가장 적은 128경기만 치른 까닭에 아직 15경기의 여유가 있는 상황. 1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승차 없이 승률에서 라쿠텐이 미세하게 앞서는 중으로 경기가 많이 남은 라쿠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시즌 중 카이클을 영입하면서 승부수를 띄운 치바롯데의 가을야구에 빨간불이 제대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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