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블레이크 스넬(3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사이영상 수상자의 위엄을 보였다.
스넬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1이 됐다.
1회부터 2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탈삼진 행진을 시작한 스넬은 3-0의 리드를 안고 오른 2회에도 2개의 삼진을 추가했다.
스넬의 역투는 이어졌다. 3회와 4회 2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엔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세드릭 멀린스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줘 처음으로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코비 메이요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스넬은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번에도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스틴 슬래이터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은 뒤 연속 타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무리했다.
스넬은 여기까지였다. 7회 션 젤리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32경기에 등판해 180이닝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5, 무려 234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친 스넬은 지난 2019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사이영상’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양대리그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한 선수는 스넬이 역대 7번째였다.
그런데 의외로 FA 시장에서 스넬을 향한 인기는 크지 않았다. 최대어로 불릴 것 같았으나 기복있는 투구로 스넬을 탐내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할 정도였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는 면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달러(약 825억원) 계약하며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예상과 달리 평범한 규모였다.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시즌 초반 스넬의 몸상태는 엉망이었다. 부상까지 찾아오면서 전반기를 8승 8패 평균자책점 6.31로 마감했다.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스넬은 보란듯이 부활투를 펼쳤다. 특히 올스타전 직전에 나섰던 7월 15일 미네소타전에서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 피칭을 선보였다.
8월 들어서는 더 대단했다. 3일 신시내티 원정에서 9이닝 무피안타 3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노히트노런으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6경기서 7실점하며 평균자책점 1.64로 마감했다.
9월 시작은 좋지 않았다. 6일 애리조나전에서 1이닝 소화에 그쳤다. 하지만 12일 5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반등한 뒤 이날까지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시즌 초반만 해도 평균자책점 12.86에 그쳤던 스넬은 어느새 3점대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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