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2024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먼저 가을야구 경쟁에서 탈락하며 팬들에게 또 한 번의 실망을 안겼다. 리그 최하위인 키움은 1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5로 패배했다. 이로써 4위 두산과의 격차는 11경기, 5위 kt wiz와는 10.5경기 차로 벌어졌다. 정규시즌이 9경기 남은 상황에서 키움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모두 잃었다.
시즌 초반 키움은 외국인 투수 2명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하영민과 김선기가 선발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한때 12승 6패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국내 선발진의 부진으로 인해 4월 말에는 5위 밖으로 밀려났고 이후에는 한 번도 5위권에 진입하지 못하며 하위권을 전전하게 되었다. 6월 초에는 최하위로 떨어진 이후 9위로 올라간 날이 단 이틀에 불과할 정도로 순위표 맨 아래에 익숙해졌다.
지난 시즌 키움은 창단 이래 처음으로 10위로 시즌을 마쳤고 이번 시즌도 고전이 예상되었다. 팀의 핵심 선수인 이정후와 안우진이 빠져나간 가운데 전력 보강이 없었던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키움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진 이후 성적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전환했다. 5월에는 거포 유격수 유망주인 김휘집을 NC 다이노스로 보내고 2025 신인드래프트 1, 3라운드 지명권을 확보했다.
7월 말에는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인 로니 도슨이 무릎 부상으로 팀을 떠났지만 대체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결국 키움은 시즌 내내 공격력 부진에 시달리며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두고 ‘트래직 넘버’에 도달하게 되었다. 부상도 끊이지 않았다. 시즌 초반 준수한 활약을 보였던 베테랑 외야수 이형종이 이탈하고 국가대표 포수로 성장한 김동헌도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후반기에는 마무리 투수 조상우마저 어깨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만년 유망주’ 하영민이 데뷔 첫 풀타임 선발로 자리 잡았고 프로 3년 차 우완 불펜 주승우는 조상우의 공백을 메우며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타석에서는 입단 2년 차 김건희가 장타력을 갖춘 포수로 성장하고 송성문은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을 제외하면 3루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만큼 압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키움은 안우진이 복귀하는 2026년을 목표로 최근 2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상 정복을 위한 올해는 불가피하게 쉬어가는 시즌을 보냈지만 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리빌딩’을 외치며 눈앞의 성적을 뒷순위로 놓는 운영을 팬들이 얼마나 더 견뎌줄지는 미지수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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