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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우·노승희’ 슬럼프 떨쳐낸 닮은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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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우(오른쪽)와 노승희. ⓒ KPGA/KLPGA

함정우(30, 하나금융그룹)와 노승희(23, 요진건설)가 우승 확정 버디 퍼트로 짧으면 짧고, 길면 길었던 슬럼프를 끊어냈다.

먼저 함정우는 경북 구미에 위치한 골프존카운티 선산 오션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 최종 라운드서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4승째를 낚았다.

같은 날, 이번에는 노승희가 인천 영종 클럽72 하늘코스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서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경쟁자들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패를 번쩍 들어올렸다.

두 선수의 우승 과정은 여러모로 닮았다.

1라운드서 공동 8위로 출발한 함정우는 2라운드서 공동 3위로 뛰어올랐고 3라운드를 공동 4위로 마쳐 선두와 4타 차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타수와 관련, 각종 기록들이 쏟아졌는데 염서현, 허인회, 이정환, 옥태훈 등이 주목 받는 사이 함정우는 묵묵히 제 갈길을 갔다.

함정우는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알렸고, 그 사이 순위 경쟁은 우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계속해서 타수를 줄여나간 함정우는 우승 확정을 위해 마지막 18번홀에서 승부를 걸었다. 당시 함정우는 옥태훈, 장희민, 강태영과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고, 이글을 위해 투온을 시도한 세컨드 샷마저 벙커에 빠졌다. 다행히 벙커를 탈출했으나 공은 그린 위에 닿지 않았다.

집중력을 발휘한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는 9.88야드(약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단숨에 단독 선두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노승희는 첫 우승 후 TOP 10 진입이 고작 한 차례에 불과했다. ⓒ KLPGA

노승희도 다르지 않았다. 노승희 또한 1번홀에서 보기를 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으나 단독 선두였던 ‘루키’ 이동은이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 틈을 이소영, 지한솔 등 베테랑들과 함께 매서운 추격에 나섰다.

노승희는 15번홀(파4)에서 칩인 버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더니 마지막 18번홀에서 자로 잰 듯한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버디를 만들었고 다시 한 번 타수를 줄이며 생애 두 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홀, 마지막 퍼트로 우승을 손에 넣은 함정우와 노승희는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영광 후 슬럼프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기에 ‘골프란 인생’이라는 격언을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실제로 함정우는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뒤 올 시즌 PGA 콘페리 투어를 병행했다.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샷감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아 이번 대회 전까지 TOP 10 진입이 고작 2회일 정도로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노승희 역시 지난 6월 생애 첫 우승을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서 차지한 뒤 “마음이 앞서갔다”라고 표현했다. 들 뜬 마음은 노승희를 TOP 10에서 멀어지게 했고, 다행히 초심을 되찾은 이번 대회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다시 날아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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