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 시즌 한국 프로농구에서 가장 키가 작은 선수는 고양 소노의 민기남(22·172㎝)이다. 그는 192㎝의 장신 가드 이동엽(삼성)과 맞붙으면 20㎝의 신장 차이가 나며 210㎝의 빅맨 코피 코번(삼성)과 나란히 서면 40㎝ 가까운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소노에 지명된 민기남은 어릴 때부터 단신이라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민기남은 키가 작지만 운동 능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연습했다. 그의 드래프트 동기 중에서 가장 빠른 선수로 평가받았으며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콤바인에서는 민첩성과 순발력을 측정하는 레인 어질리티에서 10.07초로 최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2017년 콤바인이 도입된 이후의 최고 기록으로 2012년 송동훈(KCC)의 10.39초를 능가한 성과이다.
민기남은 ¾ 코트 스프린트에서도 3.11초로 1위를 기록했으며 10야드 스프린트에서는 1.56초로 3위를 차지했다. 소노에 입단했을 당시 그는 ‘빠르기만 한 가드’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민기남은 1년 동안의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작년보다 실력이 느는 게 보여서 더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하며 “제일 작은 선수라는 호칭은 항상 따라붙어 익숙하다. 내가 더 잘하면 농구를 보는 재미를 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민기남은 3점슛이 약점이지만 하루에 500개씩 슛 연습을 하고 있다. 특히 드리블 도중 림을 정면에 두고 던지는 슛을 훈련 중 자주 시도하고 있으며 “훈련 전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던진다. 연습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승기 감독도 민기남을 “가장 오래 훈련장에 머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민기남은 자신의 롤 모델로 두 명의 선수를 꼽았다. 첫 번째는 일본의 가와무라 유키(23·요코하마)로 민기남과 같은 신장에 아시아 최고 가드로 자리잡았다. 그는 2024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29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일본프로농구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된 바 있다. 민기남은 가와무라의 경기를 분석하며 “어떻게 수비를 찌그러뜨리고 찢어놓는지를 보고 있다. 어떤 순간에 슛을 쏘는지도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롤 모델은 2022년 은퇴한 이현민이다. 이현민은 174㎝로 단신이지만 정규리그에서 704경기를 뛰며 프로농구의 전설로 꼽히는 서장훈이나 양동근보다 많은 기록을 세웠다. 민기남은 “대학 때부터 이현민 선수 경기 영상을 봐 왔다. 경기 운영과 패스 센스가 부족해서 보면서 연구 중”이라며 “열심히 하면 그 선수들의 발목에는 닿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민기남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농구의 새로운 전설로 자리잡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의 꿈은 단순히 농구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농구의 아이콘이 되는 것이다.
사진 =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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