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국과 일본 드림만 없다면…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듀오,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누가 봐도 재계약 대상자다. 홍원기 감독은 1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두 사람과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의 내년 잔류를 희망했다. “후라도와 헤이수스가 교체 없이 시즌 끝까지 큰 문제없이 자리를 지켜봤다. 외국인선수들의 기여도는 10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셋 다 내년에 다시 보고 싶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저는 그래요. 동양적인 어떤 감정에 치우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일단 이 선수들이 먼 타국에서 고생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인성을 봐도 우리 팀원들과 너무 잘 융화됐다. 외국인선수가 아니라 가족같이 생각했다.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올 시즌 후라도는 28경기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25(4위), 177⅓이닝(1위) 동안 161탈삼진(3위) 피안타율 0.255(10위) WHIP 1.15(3위)다. 퀄리티스타트가 무려 22회(1위)다. 헤이수스는 28경기서 12승(3위)11패 평균자책점 3.59(7위) 160⅓이닝(4위) 동안 168탈삼진(2위) 피안타율 0.249(8위) WHIP 1.22(9위), 퀄리티스타트 19회(2위). 각 부문에서 리그 탑클래스다.
둘 다 150km 안팎의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보유했다. 그리고 그 공들을 꾸준히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 쉽게 무너지는 선수들이 아니다. 올해 키움은 타고투저 시대에 이런 외국인투수를 뽑아야 한다는, 일종의 교본을 제시했다.
올 시즌 키움이 거둔 55승의 정확히 40%인 22승을 책임졌다. 외국인투수 2명 모두 10승 이상 따낸 팀은 키움이 유일하다. 아울러 합작 퀄리티스타트가 무려 41회다. 참고로 올해 팀 전체 퀄리티스타트가 41회가 안 되는 팀이 3팀이다.
이렇듯 후라도와 헤이수스의 시너지는 엄청났다. 팀 전력이 조금만 더 받쳐줬다면 리그 5강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 홍원기 감독과 팬들이 두 사람의 잔류를 원하는 건 당연하다. 팀은 2년 연속 최하위가 굳어졌지만, 두 사람은 시즌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할 계획이다.
그런 두 사람은 올해 28세다. 명예를 위한 메이저리그,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본 진출에 대한 꿈을 가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실제 올 시즌 두 사람을 관찰한 일본 구단들이 있었다. 이럴 경우 키움도 별 다른 도리가 없을 전망이다. 국내 구단들이 일본과 돈 싸움을 하긴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며 미국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면 역시 놓아주는 게 인정상 맞다.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키움은 후라도와 헤이수스 모두 내년 재계약 대상자로 삼는 게 맞다. 안우진이 2026년에 돌아오기 전까지 토종 선발진 정비를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검증된 후라도와 헤이수스의 잔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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