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다소 실망스럽다.”
키움 히어로즈 신인 내야수 고영우(23)가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알고 보니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말소된 것이었다. 고영우는 3월23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 올랐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1군에서 주전과 백업, 2루, 3루, 유격수를 오갔다.
그런 고영우는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8일 광주 KIA전서 결정적인 실책을, 그것도 두 차례 연속 범했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박찬호의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타구를 잡아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김혜성에게 던졌으나 악송구가 됐다.
키움으로선 2사 주자 없어야 할 상황이 순식간에 무사 1,3루가 됐다. 이후 김도영의 3루 땅볼로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 연속 실책도 충격적이었지만, 둘 다 실책을 하면 안 되는 수준의, 편안한 타구였다는 점에서 치명적이었다.
고영우는 성균관대 졸업을 앞둔 지난해 JTBC 최강야구에서 주축 내야수로 뛰며 팬들에게 안면을 텄다. 키움은 고영우의 가능성을 실제로 인정하고 4라운드 39순위로 뽑았다. 내부적으로 공수겸장 내야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밀어주려고 했다. 실제 홍원기 감독은 올 시즌 내내 다양한 역할을 맡기며 고영우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려고 애썼다.
94경기서 타율 0.256 35타점 21득점 OPS 0.648 득점권타율 0.324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에 타격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8일 경기의 연속 실책은, 결국 안일한 플레이라고 봤다.
홍원기 감독은 1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작년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정규시즌 개막 이후 줄곧 1군에서만 생활했다. 1군 생활로 기량도 발전했다. 다만, 광주에서 있던 그런 모습들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재정비라는 단어를 붙이기가 좀 그렇다. 그런(문책)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는 판단으로 말소했다”라고 했다.
문책성 2군행이라는 걸 사실상 분명히 밝힌 것이다. 공 하나를 허투루 다루면 안 된다는 홍원기 감독의 메시지다. 그는 “수석코치를 통해 얘기를 전달했지만, 2군 생활을 처음으로 할 것이다. 2군에 가서 1군과의 차이점도 느껴보고 그래야 한다. 본인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되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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