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래프트요? 언젠데요?”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신인드래프트 질문이 나오자 천연덕스럽게(?) 위와 같이 되물었다. 홍원기 감독이 실제로 11일 실시하는 2025 KBO 신인드래프트를 모를 리 없다.
물론 정말 날짜를 까맣게 잊었을 수도 있다. 어차피 신인 선발은 현장이 아닌 프런트의 영역이다. 키움은 이런 역할 분담이 가장 확실한 구단 중 하나다. 선수 출신이자 베테랑 스카우트 출신 고형욱 단장과 스카우트팀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
키움은 지난해 최하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다. 현 시점에선 덕수고 좌완 정현우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름까지 전주고 우완 정우주였다가, 고심 끝에 정현우로 마음을 바꿨다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정현우는 포심 150km대 중반을 뿌리는 정우주만큼의 스피드를 보유하진 않았다. 그래도 150km 초반을 구사할 수 있고, 경기운영능력 및 완성도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좌완이라는 평가다. 선발투수로 체계적으로 육성하기에 제격이고, 키움이 대형 좌완투수가 없다는 점에서 정현우에게 끌릴 수 있다. 단, 종합적인 실링에선 정우주가 조금 더 높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좀 더 냉정했다. “신경을 전혀 안 쓰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 우수한 선수가 많다고 그러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우수한 선수라고 해도 아마추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에 어떻게 적응하고 두각을 드러내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사실 그렇다. 모든 신인이 과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나 김광현(SSG 랜더스)처럼 입단하자마자 잘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근 대형신인이라고 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나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이상 한화 이글스)도 그렇다. 김도영은 3년차인 올해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됐고, 문동주나 김서현은 이제 막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 신인은 프로와 다른 파워와 스피드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의 업그레이드도 필요하고, 체력 증강도 필수다. 아마추어나 프로나 야구는 똑같은 야구지만 사실상 같은 야구가 아니다. 중~하위 순번에 뽑히는 신인들은 사실상 2군 코치들로부터 야구의 ABC부터 다시 배우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프로 사령탑 입장에선 아무리 날고 기는 신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카드’가 아닌 것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현장에선 당연한 시각이다. 프로 입단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프로에 가는 것보다 가서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
홍원기 감독은 “김도영도 2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타플레이어가 되지 않았나.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좋은 신인이 많다고 하는데 누가 어느 팀에 갈지는 모르겠다. 구단에서 하는 일 아니겠나”라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