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진우의 3003이닝 벽은 무너질까.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KT 위즈 이강철 감독에 이어 KBO 통산 두 번째로 10년 연속 150이닝을 달성했다. 좌완투수 최초의 10년 연속 150이닝이다. 3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시즌 11승(3패)을 따냈다.
그런데 좌완 최초 10년 연속 150이닝은 양현종에게 와 닿는 기록은 아니다. 양현종이 가장 신경 쓰는 기록이 연속시즌 170이닝이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9시즌 연속 170이닝을 달성했다. 올해 성공하면 10년 연속이다. 이건 이강철 감독도 못했던, 유일무이한 양현종의 대업이다.
양현종은 3일 LG전까지 올 시즌 155이닝을 던졌다. KIA의 잔여 17경기서 15이닝만 추가하면 된다. 무난할 듯하다. 당장 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이 예정됐다. 14일 광주 키움전에도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다음 무리하면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현실적으로 21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나갈 전망이다. 2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혹은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시즌 최종전일 듯하다.
즉, 앞으로 4경기에 더 나갈 수 있다. 15이닝을 가볍게 추가할 것이다. 앞으로 양현종이 3경기만에 무난히 170이닝을 달성하고, KIA도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면 양현종이 굳이 25일 혹은 27일에 등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양현종이 쉽게 입 밖에 꺼내지 않지만, 이 대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리 없다. KBO 통산 최다이닝이다. 양현종은 LG전까지 개인통산 2487.1이닝을 소화했다. 통산 최다이닝 1위는 ‘레전드’ 송진우의 3003이닝. 양현종과 515.2이닝 차이.
송진우의 3003이닝은 위대하다. 그런데 양현종이 3003이닝을 넘어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단순계산상 올해 15이닝을 더해 약 2500이닝으로 마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약 500이닝이 남는다. 170이닝을 내년부터 3년간 꾸준히 더 소화하면 된다. 2027시즌 막판, 늦어도 2028시즌 초반에는 ‘진짜’ 대업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국 양현종이 적어도 2027~2028시즌까지 쉼 없이, 아프지 않고 공을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39~40세 시즌이다. 36세 시즌까지 팔이나 어깨에 칼 한번 대지 않은 양현종이다. 이게 앞으로 수술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순 없다.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늘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는 양현종이라면 39~40세 시즌까지 아프지 않고 계속 170이닝을 던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또한, 3년간 꾸준히 10승씩 보태면 송진우의 210승도 넘어설 수 있다. 현재 179승이다.
양현종과 KIA의 4년 103억원 FA 계약은 내년에 끝난다. 2026시즌부터 새로운 FA 계약이 필요하다. KIA가 양현종의 30대 후반~40대 초반을 보장하는 것에 그렇게 인색하지 않을 듯하다.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도 박수갈채를 받아야 마땅한 대투수. 내년부터 3년 더 꾸준하게 던지면 대투수가 아닌 슈퍼 울트라 투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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