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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골프장은 없다? [윤희종의 스윗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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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1974년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창립 첫해 골프장 내장객은 37만 6176명이었다.

이후 2023년 한 해 전국 골프장 이용객은 대한민국 인구와 맞먹는 4772만 2660명을 기록, 협회가 창립된 지 반세기 동안 130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에는 5000만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골프 수요는 2023년 첫 감소세를 보였는데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거나 유지하는 양상과 다르게 전년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골프 수요 감소는 인구구조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베이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1차 베이비 붐 세대는 이미 법적 은퇴 연령이 지났고 이어서 1964년부터 1974년 사이에 태어난 2차 베이비 붐 세대도 순차적으로 은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1차 베이비 붐 세대는 약 705만명,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약 954만명으로 각각 전체 인구 대비 13.7%, 18.6%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는 국내 골프 산업의 주요 고객층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은퇴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적인 급여가 사라지고 연금이나 저축에 의존하게 되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률은 중장년층인 50대(19.8%), 40대(16.9%)에서 높았다. 은퇴시점으로 들어서는 60대는 12.1%로 50대에 비해 7.7%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의 골프장 이용률은 6.6%로 또 다시 큰 폭으로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코맥 매카시의 2005년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07년작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는 영화 제목을 의미하듯 영화 주인공이자 연륜 있는 경관인 에드 톰벨이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와 가치를 잃어버린 느낌을 받는 것으로 표현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 제목은 그런 노인들이 현대 세상에서 자신의 장소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노년층도 이대로라면 노인을 위한 골프장을 찾기란 점점 어려울 것이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골프장들이 앞으로의 골프장의 주 고객층인 MZ세대에 대한 마케팅적 분석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골프장 내장객 5000만명 시대를 이끈 주역이자 골프장 입장에서 집토끼라고 할 수 있는 노년층에 대한 세밀한 대비가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2차 베이비 붐 세대 은퇴연령 진입 완료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지금부터 골프산업은 앞으로 발생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노인을 위한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용적 측면, 사회적 연결 강화, 세대교류, CS강화 등 크게 네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드는 노년층을 위한 실버할인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노년층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유연한 요금제를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또 어느 세대보다도 소외감에 많이 노출되는 노년층 골퍼들을 위해 사회적 연결 강화 차원에서도 접근해야 한다.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정기적인 골프 대회나 친목 모임, 소셜 이벤트를 개최하여 골프장을 단순한 운동 장소가 아닌 사회적 만남의 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멀티세대 프로그램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자녀나 손자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가족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면서도 골프에 대한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족 할인 패키지나, 3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년층 고객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서비스 개선에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설문조사나 고객 간담회를 개최하여 노년층이 원하는 서비스나 시설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다.

결국 골프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하고 또 골프를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여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지닌 종합적인 여가 활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될 때, 대한민국의 골프 산업은 성장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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