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전주 최병진 기자] 이제는 결과의 중요성의 더욱 커졌다.
전북은 지난 1일에 펼쳐진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9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전북은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면서 남은 정규리그 4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파이널B행이 결정됐다. 전북이 파이널A에 진입하지 못한 건 2012년 스플릿 도입 이후 최초다. 순위도 11위에 머물며 강등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북은 전방 압박으로 서울을 강하게 누르며 실수를 유도했다. 전북의 전략 대로 압박이 효과를 거두면서 볼을 쉽게 따냈고 빠르게 공격으로 연결하며 서울의 수비를 흔들었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하프타임에 올시즌 들어 가장 크게 화를 냈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골이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서울보다 3개 많은 9개의 슈팅을 기록했고 유효슈팅도 5-1로 앞섰으나 결과적으로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렇게 최초로 파이널B로 향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전북은 지난 5월 김두현 감독을 선임하면서 반등을 꾀했다. 분명 경기력은 나아졌다. 시즌 초반부터 가장 큰 문제였던 수비에 조금씩이나마 안정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김 감독이 강조한 공수 밸런스를 회복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승우, 안드리고 등을 영입하며 화력도 강화를 했다.
문제는 경기력이 나아지는 상황 속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은 김 감독 부임 전까지 14경기 3승 5무 6패를 기록했고 김 감독 체제에서는 15경기 4승 4무 7패다. 승률은 각각 21%와 26%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획득 승점도 14점과 16점으로 한 경기 더 이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오히려 공격과 수비 기록은 더 떨어졌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김 감독 부임 27골을 허용하며 기존의 22실점보다 5골을 더 내줬고 득점은 18골에서 16골로 감소했다. 초반과 달리 변화가 된 부분은 분명 생겼지만 여전히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김 감독은 서울전이 끝난 후 ‘어불성설’이란 표현을 썼다. 김 감독은 “내용이 어느 때보다 좋았는데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 내용이 필요 없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내용 없이 결과가 따라온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하고자 하는 부분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아진 경기력 덕분인지 전북 선수들도 파이널B에 대한 착잡함보다는 승리를 따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더 컸다. 분위기를 일부러 더 무겁게 가져가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정말 결과만 남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울전과 같은 ‘아쉬움’을 반복할 여유가 없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보다 승리에 대한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생존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챙기는 건 모든 팀이 바라는 부분이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고 싶다면 그럴 수 있는 수준까지 팀을 더 끌어올리면 된다. 김 감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을 때는 ‘좋아지고 있다’의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그때는 어불성설도 통하지 않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