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는 예상을 뒤엎고 타고투저 시즌이다. 그래서 투수 4관왕이 탄생한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카일 하트(32, NC 다이노스)가 투수 4관왕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하트는 올 시즌 23경기서 12승2패 평균자책점 2.35, 142이닝 동안 157탈삼진, WHIP 1.03, 피안타율 0.218, 퀄리티스타트 16회, 승률 0.857이다.
KBO 개인타이틀 시상 부문을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 다승 2위다. 투수 크리플크라운 포함 4관왕이 가능한 상황이다. 정규시즌 MVP 후보로 손색없지만, 김도영(KIA 타이거즈) 대세론이 강력해 실제로 수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트가 실제로 트리플크라운 포함 4관왕이 될 것인지가 9월의 관전포인트다. 다승은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에게 1승 뒤졌다. 탈삼진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 156K)보다 단 1개 많이 잡았다. 평균자책점은 2위 제임스 네일(KIA, 2.53)이 시즌아웃 되면서 급격히 부진하지 않으면 타이틀 획득이 유력하다. 승률도 2위 박영현(KT 위즈, 0.833)과 격차가 있다.
중요한 건 NC가 하트를 1선발로 뽑은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니엘 카스타노가 에이스를 맡고 하트가 2선발로 뒤를 받치는 역할을 구상했다. 하트는 카스타노와 같은 좌완이지만, 디셉션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다. 포심패스트볼 스피드가 보통의 좌완들에게 뒤처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건 아니다. 140km대 후반에서 150km 초반이다.
중요한 건 영리한 경기운영능력이다. 하트는 포심,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의 구사율 차이가 크지 않다. 그리고 이 구종들을 능숙하게 스트라이크를 잡는다. 다양하게 조합하니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할 확률을 낮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0.349의 커터만 피안타율이 높을 뿐, 다른 구종들의 피안타율은 1할대 후반에서 2할대 초반이다. 투심은 0.277로 다소 높다.
NC는 다시 한번 외국인투수 맛집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작년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드류 루친스키, 에릭 해커 등 걸출한 외국인에이스를 잘 뽑아왔다. 외국인 2선발 성공사례는 더 많다.
그래서 외국인투수들이 잘할수록 재계약 난이도는 높아진다. 나이가 많지 않을수록 더더욱 그렇다. 현실적으로 외국인투수가 더 많은 돈을 받길 원해서 일본으로 건너가거나 꿈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로 건너간다면, 그를 위해 마이너계약을 불사한다면 국내 구단들이 막을 방법이 없다.
하트도 32세로 아직 메이저리그 드림을 포기할 때는 아니다. 하트는 2020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4경기에 등판, 1패 평균자책점 15.55를 기록한 게 메이저리그 전체 커리어다. NC는 하트가 9월에 엄청나게 부진하지 않다면 시즌 후 재계약을 추진할 전망이다. 그러나 재계약의 난이도는 작년 페디처럼 높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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