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곽도규(20, KIA 타이거즈)가 조용히 부활했다. KIA가 8월부터 선두독주 체제를 갖추는데 한 몫 했다.
2년차 왼손 옆구리 곽도규는 올 시즌 63경기서 3승2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3.70이다. 48⅔이닝을 소화했지만, 투수 최다출장 7위다. KIA에선 장현식(64경기)에 이어 2위다. 필승계투조를 돕는 역할이 기본이다. 여기에 흐름이 안 좋을 땐 추격조를 맡았다가, 필승조가 쉬어야 할 때 중요한 구간에 등판하는 등 사실상 마당쇠 노릇을 한다.
공주고를 졸업한 신인 곽도규의 등장은 센세이션했다. 팔 높이 자체가 특이했다. 같은 왼손 옆구리 김대유와 또 달랐다. 스리쿼터인데 정통 스리쿼터가 아니다. 게다가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 양 어깨를 세 차례 흔들고 투구에 들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곽도규에게 덩실덩실 어깨춤은 사실상 사라졌다. 주자가 있든 없든 거의 1루를 바라보며 세트포지션으로 던지기 때문이다. 세트포지션은 상대적으로 제구를 잡는데 용이하다. 그럼에도 곽도규는 140km대 후반의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한다.
그럼에도 5~7월까지 좋은 흐름이 아니었다. 월간 평균자책점 5.79, 4.26, 6.23이었다. 그러나 8월에 13경기서 1승4홀드 평균자책점 1.64였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는 1⅔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구원승까지 따냈다.
투구밸런스를 정비한 듯하다. 8월의 곽도규는 지난해와 올 시즌 초반 좋았을 때의 느낌이 확연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를 중계한 KBS N 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곽도규 특유의 대각선 궤도의 투구가 타자들에게 상당히 부담을 준다고 칭찬했다. 정통파가 아닌 스리쿼터의 대각선 투구는 좌타자 입장에선 더 멀어보인다고 했다. 공을 보는 시간도 짧은데 궤적이 멀어보이고, 빠른 구속에 보더라인을 찌르는 커맨드까지 살아났다. 투심과 슬라이더에 커브를 섞는다. 8월에는 세 구종 모두 거의 안타를 맞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KIA 불펜은 최지민이 잔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장현식도 잠시 빠진 상태다. 그러나 곽도규가 메인 셋업맨 전상현과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의 초입에서 확실하게 타자들을 얼어붙게 한다. 현 시점에서 KIA는 이들과 임기영으로 필승조를 꾸린다. 그렇게 8월에 반전을 이뤄냈다.
곽도규는 투구 자세에서 마치 화살이 앞으로 튕겨 나가듯 하는 상체 움직임이 특히 좋다. 2년차에 팀의 대표 필승조 멤버가 된 게 최지민과 흡사하다. 9월에 KIA가 1위를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곽도규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장현식은 돌아오겠지만, 최지민의 부활 여부는 미지수다. 전임감독은 곽도규를 두고 어떤 상황서도 승부하러 들어가는 ‘싸움닭’ 기질이 있다고 했다. 지금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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