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스타가 나스타답게 돌아왔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35)의 최근 타격을 보면 확실히 좋았던 과거의 모습이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수 차례 나성범이 좌측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면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는 것보다 타격감이 좋은 증거라고 설명했다.
보통 좌타자가 바깥쪽을 공략하는 타이밍이 늦으면 좌측으로 파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타구의 속도와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성범은 안 좋았던 5~6월을 뒤로하고, 기온이 올라온 7월부터 계속 생산력을 높여왔다. 7월 21경기서 타율 0.299 3홈런 19타점, 8월 22경기서 타율 0.338 5홈런 18타점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나성범의 잡아당기는 타구와 밀어친 타구의 비율이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보다 우측으로 가는 타구의 비중이 줄었고, 좌중간 타구의 비중이 높아지긴 했다. 그러나 올해 작년보다 볼륨은 떨어진다.
그래도 나성범의 최근 타격을 보면 중요한 순간 좌측과 우측으로 고루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다.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5회초의 경우, 토종에이스 원태인의 144km 패스트볼을 좌중간으로 보내 1타점을 적립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93경기서 타율 0.298 18홈런 74타점 46득점 OPS 0.872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419 1홈런 6타점. 특히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4안타를 터트렸다. 5월 중순까지 1할대를 전전하던 나성범이 3할 타율에 육박했다.
늘 자신의 좋았던 모습과 비교하며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결실을 맺었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자신의 경기준비 루틴은 꼭 지키고, 하체보강훈련도 빼놓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나성범이 나성범답게 돌아오는 이날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물론 나성범이 올 시즌을 어떻게 마쳐도 개인성적에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가을야구에서 확실하게 이름값을 해주면 된다. 놀랍게도 나성범은 그동안 가을야구서 펄펄 날았다. 특히 한국시리즈 통산 10경기서 타율 0.342 1홈런 6타점 3득점이다. 플레이오프는 통산 13경기서 타율 0.291 2홈런 5타점 9득점, 준플레이오프 통산 9경기서 타율 0.308 2홈런 6타점 6득점, 와일드카드도 통산 2경기서 타율 0.500 1홈런 3타점 2득점이다.
보통 중심타자들은 포스트시즌서 이 정도로 활약을 하기 힘들다. 좋은 투수들만 나오는 정예 무대. 투고타저가 자연스럽다. 하물며 중심타자들은 철저하게 견제를 받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애버리지를 챙기면서 홈런까지 고루 뽑아낸 나성범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어느덧 6년 150억원 FA 계약의 반환점이 다가왔다. 2020년 NC 다이노스 시절 이후 4년만에 다시 찾아온 절호의 우승 기회다. 이 더위가 가시면, 나성범의 시간이 진짜 찾아올지도 모른다. 장기레이스를 김도영과 최형우가 이끌었다면, 가을야구를 나성범이 이끌어주는 것도 모양새가 좋다. KIA 사람들은 8월의 활약이 그 전초전이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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