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차피 네일 아트급을 바라지 않는다. 5실점보다 중요한 건, 이닝이다.
KIA 타이거즈는 제임스 네일이 턱 관절이 골절되며 수술을 받고 정규시즌 아웃이 확정되자 재빨리 움직였다.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던 좌완 에릭 스타우트(31)를 4만5000만달러에 영입했다.
네일의 대체 카드다. 8월15일 이후에 영입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엔 못 뛴다. 스타우트는 네일은 말할 것도 없고, KIA가 나름 심혈을 기울여 뽑은 에릭 라우어보다도 커리어가 처진다. 마이너리그와 대만에서 나름대로 인상적 활약을 펼쳤지만, 기본적으로 기대치가 아주 높은 건 아니다.
현실적으로 스타우트가 5개월간 시즌을 치르며 지친 불펜투수들, 다른 선발투수들의 에너지를 비축해주는 역할만 해줘도 만족할 수 있다. 5~6이닝을 꾸준히 던지기만 하면 된다. 그런 점에서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희망과 과제 모두 확인한 KBO 데뷔전이었다.
스타우트는 이날 4이닝 4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2사사구 5실점했다. 97개의 공을 던졌다. 잘 던졌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러나 또 아주 부진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박병호에게 맞은 홈런 두 방을 빼면 나름대로 선방했다.
우선 포심 구속은 최고 149km까지 나왔으나 대부분 146~147km 수준이었다. 여기에 슬라이더,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을 섞었다. 다양한 무기가 돋보였고, 우타자 몸쪽으로 스위퍼를 적극 구사하는 점도 돋보였다.
그러나 투구수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2회 박병호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았을 때 11구 승부를 했다. 체인지업을 바깥쪽 보더라인에 잘 넣었으나 박병호의 집중력이 좋았다.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길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박병호에겐 3회 커터가 어정쩡한 높이로 들어가자 여지없이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김선우, 박재홍 해설위원은 스타우트가 다양한 공을 던지지만 커맨드의 예리함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ABS 세상에서 낮은 코스로 승부하는 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스타우트의 공은 대체로 낮게 들어갔으나 ABS 시스템에선 스트라이크가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코스를 잘 활용해야 한다. 라우어보다 오히려 승부할 수 있는 무기들이 많아 보였지만, 구종가치는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할 듯하다.
다음등판은 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이다. 투구수를 줄이는 게 숙제다. 4이닝으로 97구를 소화하는 건 KIA가 바라는 모습이 전혀 아니다. KIA 마운드 사정과 전력을 감안할 때 5점을 주더라도 97구로 5~6이닝을 소화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불펜의 불필요한 과부하를 막아주는 게 최대 과제다. 1일 경기를 보듯 KIA 타선은 힘이 있다.
KIA는 18경기 남겨뒀다. 스타우트는 4경기 정도 더 나간다. 데뷔전서 박병호를 통해 KBO리그가 만만치 않다는 걸 느꼈다. 제대로 예방주사를 맞고 KBO 쇼케이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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