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가 5강을 향해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데 철벽 불펜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한화는 특히 후반기 들어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불펜을 자랑하고 있다.
전반기 성적은 아쉽다. 불펜 평균자책점 8위(5.28)를 기록했다. 역전패도 20번이나 되는 등 흔들림이 많았다.
마무리 주현상이 굳건했지만 박상원, 김범수 등 지난해 필승조를 맡았던 선수들이 모두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는 달라진 한화 불펜이다. 29일 경기까지 불펜 팀 평균자책점 4.15로 KT(3.95)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홀드는 29개로 삼성과 함께 가장 많고, 세이브는 9개로 4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확실히 허리가 강해졌다.
또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14승 3패로 승률 0.824를 기록 중이고,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0.818(18승 4패)이다.
개개인별로 보면 박상원이 21경기 등판해 26이닝 2승 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8으로 좋았다. 8월만 놓고 보면 미스터 제로다.
그 뒤를 이어 한승혁이 20경기 3승 8홀드 평균자책점 3.93으로 8월 들어 흔들리긴 했지만 김서현이 19경기 6홀드 3.12로 부활했다. 마무리 주현상은 8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3.26으로 여전히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추격조로 이상규가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이적 첫 승을 신고하며 11경기(13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63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눈길을 모으는 것은 3연투가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10개팀 중 유일하다. 최원호 감독부터 이어져 온 불펜 관리는 김경문 감독까지 이어지고 있다.
2연투는 91번으로 이 역시 적다. 10개 팀 중 세 번째로 적다. 심지어 멀티이닝도 많지 않다. 110번으로 키움(71번), LG(84번)에 이어 적다.
29일 경기서도 볼 수 있었다. 부산 원정에 나선 한화는 1승 1패로 나눠가진 상황. 30일 경기가 없기 때문에 29일 경기서 승리가 보인다면 3연투를 밀어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미 2연투를 한 박상원과 한승혁을 경기조에서 뺐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올라가면 (3연투를) 생각해보겠다. 지금 페넌트레이스는 무조건 쉰다. 나머지 선수들과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했다.
감독 생활을 길게 한 명장답게 원칙이 있었다. 김 감독은 “잘 던진 투수들을 많이 내보내고 싶지만 감독 생활을 오래 해보니 1승 보다도 그 투수가 안 아프고 시즌을 마치는 게 더 도움이 되더라”라며 자신의 경험을 빗댔다.
이어 “포스트시즌이라면 3연투를 할 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개수가 적었다고 해도 투수 어깨 상태를 물어보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페넌트레이스다. 아예 볼 조차도 안 만지고 쉬는 것과 준비했다가 쉬는 것과는 선수한테 마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그 철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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