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며칠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불펜에서 공을 뿌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올 시즌 일정이 끝나기 전 실전 형식의 투구를 소화할 전망이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지난해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가 올 시즌 중 실전 형식으로 타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인정했다”고 전했다.
LA 에인절스 시절이었던 지난해 8월 오타니는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오타니는 1⅓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2회 투구를 진행하던 중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직감했던 오타니가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고,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는 상황을 겪었다.
오타니는 더블헤더 2차전이 시작되기 전 기본적인 검진을 진행했고, 결과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는 타자로 계속해서 시즌을 치러나갔으나, 시즌을 완주하지는 못했다. 팔꿈치 인대가 파열된 것에 이어 옆구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타석에서도 자리를 비우는 일이 늘어나게 되면서, 아메리칸리그 MVP가 확정된 시점에서 시즌을 종료하고 빠르게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오타니의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미국 현지 언론들은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었던 까닭에 이는 오타니의 몸값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오타니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약 9306억원)라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계약을 손에 넣었고, 현재는 야구천재가 한 가지에만 집중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해 나가면서, 마운드로 돌아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지난 3월, 수술대에 오른지 무려 215일 만에 공을 잡고 캐치볼을 재개했다. 당초 다저스는 지명타자 슬롯을 조금 더 유연하게 사용하기 위해 오타니의 외야수 변신도 준비했지만,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 업적을 최소경기로 만들어내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쳐주면서, 현재는 야수 변신에 대한 시나리오는 모두 사라진 상황. 이에 오타니는 마운드로 돌아오는 것에만 전념하고 있다.
3월 캐치볼을 시작한 오타니는 조금씩 거리와 개수를 늘려가며 빌드업을 시작했고, 지난 8월 14일에는 평지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공을 뿌렸다. 당시 최고 구속은 89마일(약 143km)을 마크. 그리고 20일에는 수술 후 처음으로 휴식 없이 이틀 연속 캐치볼을 진행하며 훈련 강도를 높였고, 곧바로 불펜으로 이동해 마운드에서 포수를 세워둔 가운데 10구를 뿌렸다. 지난해 신시내티전 이후 무려 1년 만에 오타니가 투구판을 밟고 마운드에 섰던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향후 오타니의 빌드업 계획을 공개했다. 로버츠 감독은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시즌이 종료되기 전 타자와 대결할 할 예정인가’라는 물음에 “그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령탑은 오타니가 불펜에서 투구를 한 것을 두고 “오타니에게서는 큰 전진이다. 직구를 비롯해 다른 구종도 던졌다”며 “내년을 위해서 계속해서 토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던 닐 엘라트라체 박사는 지난 3월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타니가 9월 하순에는 실전 형식의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타니가 불펜에서 공을 뿌린 것을 고려했을 때 예상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는 셈. 따라서 큰 변수만 없다면 엘라트라체 박사가 예상했던 대로 9월 말 또는 10월 초에는 마운드에서 타자들과 맞붙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2025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은 올해 서울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아닌 일본 도쿄시리즈로 진행된다. 개막전 매치업은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투수 오타니와 컵스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이마나가 쇼타의 맞대결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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