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간 따낸 승수보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올 시즌 따낸 승부가 많다면 믿을 수 있나. 사실이다.
벤 라이블리(32)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으로 시즌 11승(8패)을 따냈다.
라이블리는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시작으로 캔자스시티 로열스, 신시내티 레즈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달러(약 10억원)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8승을 거둔 투수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안긴 게 놀랄 정도였다. 최저연봉 수준의 규모인 건 당연했다.
그런 라이블리는 올해 대반전의 활약을 선보인다. 메이저리그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삼성에서 3년간 36경기서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삼성에서 2년간 10승을 따낸 알버트 수아레즈(볼티모어 오리올스)보다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더구나 4년만에 메이저리그에 돌아온 2023년에도 19경기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38에 그치면서, 올 시즌도 전혀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라이블리는 80마일대 후반의 포심과 투심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11승을 따내는 기적의 한 해를 보낸다. 80마일대 초반의 체인지업, 70마일대 중~후반의 스위퍼 등을 섞는다. 느리게 더 느리게, 대신 정교한 커맨드로 승부한다.
물론 2회초 선두타자 칼슨 켈리의 타구를 중견수 다니엘 슈니맨이 다이빙캐치로 처리하는 등 수비도움도 거의 필수적으로 받는다. 클리블랜드가 올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것도 큰 기대를 하지 않은 라이블리의 활약, 탄탄한 수비 덕분이다.
클리블랜드 타선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면서, 라이블리는 수월하게 7회 2사까지 투구했다. 7회 2사 2루서 레오디 타바레즈에게 바깥쪽 78.3마일 커브를 던지다 1타점 좌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타바레즈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을 잘 쳤다.
라이블리의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는 19승이다. 그 중 11승을 올 시즌에만 거둬들였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다. 아울러 팀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따낸 투수가 됐다. 올해 클리블랜드의 두 자릿수 승수 투수는 라이블리와 태너 비비(25경기 10승6패 평균자책점 3.46)가 전부다.
클리블랜드는 선발 평균자책점 4.61로 아메리칸리그 12위에 불과하다. 대신 불펜 평균자책점이 2.70으로 아메리칸리그 1위를 달릴 정도로 전형적인 불펜의 팀이다. 그래서 라이블리의 활약이 더욱 반가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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