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키움 히어로즈 이형종(35)이 친정팀 LG 트윈스를 무너뜨렸다.
이형종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맞대결에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6-4로 승리한 키움은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LG 상대 시즌 상대 성적도 9승5패로 더 앞서간다.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제 몫을 다 해줬다.
타선에서는 최주환이 4회 역전 스리런포와 변상권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앞서나갔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8회말 후라도에 이어 올라온 김동욱이 홍창기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진 8회말 키움이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후 김혜성 2루타, 송성문 고의4구에 이어 최주환이 안타로 출루했다. 최주환의 타구는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지며 행운이 따랐다.
이렇게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이형종이 등장했다. LG도 필승조 김진성을 올린 상황.
이형종은 김진성의 2구째 빠른볼을 공략해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점수는 6-4. 키움은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를 따냈다.
이형종에게는 지난 4월 14일 고척 롯데전 이후 무려 133일 만에 뽑아낸 타점이자 결승타였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마친 이형종에게 동료들은 시원한 물세례를 안겼다.
경기 후 만난 이형종은 “프로 생활 하면서 한 번도 안 받아봐서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동료들이 해줬다”고 만족스러움을 전했다.
적시타 상황에 대해서는 “김진성 선배가 NC 있을 때 상대를 많이 해봤다. 포크볼을 많이 던져서 그걸 노렸는데 초구 직구가 들어와서 당황했다”며 “컨택 되면 좋고, 안 되면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직구는 놓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이형종의 프로 생활은 파란만장하다. 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형종은 2008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지만 2010년 통산 2경기 등판에 그쳤다. 잦은 부상 속에 임의 탈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돌아온 이형종은 타자로 새출발했다.
2016시즌 1군에 타자로 데뷔한 그는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울어야 했다. 키움으로 이적하기 직전이었던 2022시즌에는 26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4년 20억원에 퓨처스 FA 계약을 맺고 LG에서 키움으로 이적했다. 2021년말 도입돼 단 2년만 시행되고 사라진 퓨처스 FA는 통산 4명이 계약에 성공했는데 이형종이 이중 유일한 다년 계약이자 가장 큰 성공 사례였다.
지난해 99경기 타율 0.215 3홈런 37타점 35득점을 기록한 이형종은 올해도 부상이 찾아왔다. 4월 21일 파울 타구에 왼쪽 발을 맞아 골절상을 당했다. 지난달 1군에 돌아왔지만 컨디션은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다시 2군으로 향했고, 지난 23일 콜업됐다.
이탈한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이날 133일만에 타점이 나온 것이다.
이형종은 “프로 와서 다치고 수술한 것들 포함해 재활만 8년은 한 것 같다”고 돌아본 뒤 “(재활을 하는 동안에는)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약해진다. 다시 돌아오고 나니 팀도 어려운 상황이라 책임감이 많이 들었다. 뭔가 보여줘야 된다는 압박감에 힘들었던 게 사실이. 여러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다”이라고 돌아봤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 이형종은 예전처럼 레그킥 타격폼으로 돌아왔다. 그는 “후회없이 자신감을 갖고 스윙하려 한다. 그게 원래 내 매력인데, 그걸 못 해왔다.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의 계기가 됐다.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안 풀리면 이렇게 또 안 될 수 있구나 싶은 시즌이다.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하겠다”며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형종이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을 텐데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계속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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