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고시엔(甲子園)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한 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의 백승환 교장이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이들의 작은 힘으로 야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전하며,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 교장은 “선수들이 야구부 창단 25년 만에 이뤄낸 감동스러운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비결을 “끈기”로 설명했다. 이 학교는 길이 70m도 안 되는 일반 교정에서 연습해야 했으며, 장타 연습이 필요할 때는 외부 운동장을 임대하여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연습하며 이뤄낸 성과”라며 선수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또한, 연습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필요성에 대해 “학교장으로서 당연히 바란다”며 “한국에 계신 분들과 동포 여러분들이 많이 성원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교장은 한국어 교가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는 “좋은 날이니까 격려해주고 발전적인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교토국제고는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오른 이후, 부정적인 댓글과 협박 전화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이날 우승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과 응원을 온 학생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목청껏 불렀고, 이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백 교장은 “우승할 수 있게 성원해준 고국의 팬에게 감사드리고, 재일 동포 여러분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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