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가 세운 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가 23일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에서 기적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고시엔의 전통을 이어갔다. 고시엔은 1924년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개장한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대회로, 일본 고교야구의 상징이자 꿈의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
고시엔은 크게 봄의 고시엔과 여름의 고시엔으로 나뉜다. 봄의 고시엔은 마이니치 신문사가 주최하며, 여름 고시엔은 아사히 신문사가 주최한다. 여름 고시엔은 1915년 일본 전국중학교우승야구대회를 모태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47개 도도부현의 대표 학교와 지역 대표 학교를 포함하여 총 49개교가 출전한다. 이 대회는 4천 개가 넘는 일본 고교 야구부가 실력을 겨루는 자리로, 많은 이들이 꿈꾸는 무대이다.
교토국제고는 올해로 106회째를 맞이한 여름 고시엔에서 교토부를 대표하여 2년 만에 출전하여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학교는 1999년에 야구부를 창단하였고, 2021년 첫 출전 당시 4강에 진출한 쾌거를 이루었으며, 2022년에는 1차전에서 탈락하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결승에서의 승리로 그간의 성과를 만회하며 한국계 학교의 위상을 높였다.
고시엔에서의 경험은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는다. 선수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구장의 흙을 담아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요코하마 고교 재학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며 1998년 여름 고시엔에서 연장 17회 동안 70명의 타자를 맞아 공 250개를 던지고 승리 투수가 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시엔의 최고 스타 중 하나로는 ‘KK콤비’로 불리는 투수 구와타 마스미와 타자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있다. 이들은 PL 학원의 투타 양대 축을 이루며 1983년부터 1985년까지 팀을 5회 연속 4강 이상으로 올렸다. 구와타는 고시엔 통산 20승 3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으며, 기요하라는 통산 타율 0.440에 홈런 13개를 기록하며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로 남았다.
일본의 고시엔은 단순한 야구 대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고시엔의 투혼과 청춘은 일본인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선사하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무대가 된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여름 고시엔 전 경기를 생중계하며, 대회 기간 동안 라디오 중계는 폭발적인 청취율을 자랑한다. 이러한 열기는 일본 전역의 팬들을 열광시키며, 고교야구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고시엔은 고교생들이 지역의 명예를 걸고 열정적으로 몸을 던지는 투혼과 순수함을 만끽할 수 있는 자리로, 프로야구보다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고시엔의 전통과 현대의 열정이 어우러져 일본 고교야구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무대가 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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