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국어 교가를 쓰는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 결승 무대를 밟는다.
교토국제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등학교와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1947년 해방 이후 재일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학교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 재일 한국인을 위해 만들어진 민족 학교인 교토국제고는 1958년 한국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서 교토국제학원 및 교토국제 중학교·고등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때문에 교토국제고는 한국어로 된 교가를 제창한다.
교토국제고가 야구 팬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지난 1999년 창단한 야구부가 지난 2021년 봄 고시엔 대회에서 4강에 오르기 시작한 까닭이다. 그리고 21일 준결승에서 아오모리야마다를 3-2으로 무너뜨리고 사상 첫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결스전은 오는 23일, 역사적인 첫 우승이 탄생할 조짐이다.
물론 현재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 학생만 다니는 학교가 아니다. 2004년부터 일반 학생들도 받기 시작한 까닭. 지금은 전교생의 약 90%가 일본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르는 팀이 고시엔 결승 무대를 밟게 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1회부터 2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한 교토국제고는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미타니 세이야, 사와다 하루토의 연속 안타, 후지모토 하루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하세가와 하야테가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이어지는 1사 1, 3루에서 핫토리 후우마의 투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면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나카자키 루이가 4이닝 동안 투구수 55구,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쥔 교토국제고는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니시무라 잇키가 5이닝 투구수 66구,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면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교토국제고는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도 연이 있다. 올해 초 2군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한 심재학 단장이 교토국제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고, 무언가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한 끝에 훈련에서 사용하고 남은 깨끗한 야구공 1000개를 선물했다. 이에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에서 활약할 교토국제야구부의 멋진 모습을 기대해 달라”며 KIA에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23일 결승에서 만나는 상대는 칸토이치 고등학교. 야구 쪽에서는 수많은 프로 선수를 배출한 명문팀. 과연 교토국제고가 첫 고시엔 결승에서 역사에 남을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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