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차라리 호세 피렐라(35)가 그립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뛴 외국인타자 피렐라는 꽤 좋은 성적을 남겼다. 2022년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KBO리그 최고타자를 다투는 위치였다. 작년에도 139경기서 타율 0.285 16홈런 80타점 OPS 0.764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2021~2022년에 비해 장타력이 확연히 떨어졌다. 결국 삼성은 피렐라를 내보내고 새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을 데려왔다. 그런데 정확히 하프시즌(72경기)를 뛰고 4홈런에 장타율 0.386을 기록했다. 타자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외국인타자가 전반기 4홈런이라니. 삼성은 올스타전서 마지막 홈런을 친 맥키넌을 교체했다.
그렇게 영입한 외국인타자가 루벤 카데나스(27). 삼성은 후반기를 위해 카데나스와 총액 47만7000달러(약 6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카데나스는 7월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해 21일까지 롯데 3연전서 15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21일 경기서 9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거기까지였다. 카데나스는 7월26일 대구 KT 위즈전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허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여기서 미스터리 행보를 시작했다. 병원에선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계속 통증을 호소했다. 급기야 덕아웃에서 허리보호대까지 차고 있었다.
병원마다 진단 결과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외국인선수들은 건강에 예민하다.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경기에 뛰지 않으려는 성향이 짙다. 그렇게 약 열흘이란 시간이 흘렀다. 카데나스는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 대타로 나섰으나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9회초 중견수 수비에서 선수들과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김태연의 안타가 깊숙한 지점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충분히 단타로 막을 수 있는 성격이었다. 그럼에도 카데나스는 매우 천천히 내야에 공을 뿌렸다. 김태연이 여유 있게 2루에 들어갔다. 마운드의 이승현이 놀랐다. 그러자 박진만 감독은 곧바로 카데나스를 김헌곤으로 바꿨다. 문책성 교체였다.
삼성은 7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카데나스를 1군에서 뺐다. 사실상 더 이상 쓰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삼성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외국인선수 포스트시즌 등록 마감일인 15일까지, 1주일간 새 외국인타자와 계약해 선수로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올 시즌은 외국인타자 없이 순위싸움을 해야 한다. 이미 삼성은 외국인타자 도움 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삼성 타선은 7일 경기서 카데나스가 사라지자 맹폭을 터트렸다. 그러나 6억6000만원을 투자한 외국인타자를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전력에서 제외한 삼성 사람들의 심정이 말이 아닐 듯하다. 모처럼 상위권에서 제대로 순위다툼을 하는데 너무나도 큰 불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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