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 터덜터덜 걸어오던 모습이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구단이 할 일은 다했다. 이제 공은 선수에게 넘어갔다. 키움 히어로즈는 로니 도슨(29)에게 선택권을 줬다. 구단에 따르면 도슨은 9일 미국으로 돌아가 오른 무릎 십자인대 손상에 대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계획이다.
도슨은 7월31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서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막판 권희동의 좌중간 타구를 수비하다 중견수 이용규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도슨의 오른 무릎이 이용규의 가슴을 강하게 찧었다. 이용규는 별 다른 일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지만, 도슨은 십자인대를 다쳤다.
키움은 7일까지 총 네 차례의 검진을 받게 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큰 병원의 무릎 전문의를 찾아갔다. 전부 소견이 조금씩 달랐다. 1차와 3차, 4차 소견은 부분 손상이었다. 그러나 2차 소견에선 수술 소견을 받았다.
키움이 도슨의 출국을 허락한 건 올 시즌은 아웃을 선언했다는 얘기다. 부분 손상이라고 해도 1~2개월 휴식이 필수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올 시즌에 돌아오긴 어렵다. 그리고 도슨의 무릎 치료 방식에 따라 키움의 2025시즌 외국인타자 영입 기준, 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키움은 대놓고 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도슨과 내년에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러나 당연히 도슨의 무릎이 건강해야 한다. 도슨의 기량을 신뢰하는 건 사실이지만, 도슨이 수술을 택한다면 2025시즌의 상당기간을 못 뛴다. 그러면 현실적으로 재계약은 어렵다. 도슨과 재계약한 뒤 부상대체 외국인타자와 따로 계약해 도슨의 복귀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가 너무 크다.
만약 도슨이 치료 및 재활을 택할 경우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도슨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재계약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정말 1~2달 치료로 무릎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면, 키움으로선 도슨과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도슨도 기본적으로 지난 2년간 한국에서의 생활, 키움에서의 생활에 만족했다. 이럴 경우 키움은 도슨의 건강을 보증 받는 등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그날 충돌 이후 1루 덕아웃으로 터벅터벅 돌아오던 그 모습이, 키움에서는 물론 KBO리그에서 마지막 모습일 수도 있다. 키움 팬들이 도슨과 그렇게 헤어지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구도 인생도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도슨은 올 시즌 95경기서 382타수 126안타 타율 0.330 11홈런 57타점 69득점 2도루 OPS 0.907 득점권타율 0.333을 기록했다. 도슨와 키움의 인연이 여기서 끝날까. 팬들은 도슨이 깜찍한 표정으로 마라탕후루 댄스를 추는 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에스파 윈터와 해맑은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많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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