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연이틀 LG 트윈스를 무너뜨렸다. 양의지가 무려 174.6km-133.9m의 결승포를 쏘아 올렸고, 조던 발라조빅이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앞세워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2차전 ‘잠실 라이벌’ 홈 맞대결에서 8-4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 선발 라인업
LG :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구본혁(3루수),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
두산 :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제러드 영(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허경민(3루수)-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이유찬(좌익수), 선발 투수 조던 발라조빅.
전날(6일) 경기 전까지 두산은 시즌 2연패, LG를 상대로는 무려 5연패의 늪에 빠져있었다. LG 또한 2연패로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들의 맞대결에서 먼저 미소를 지은 것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토종에이스’ 곽빈이 5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변수를 겪었으나,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불펜을 바탕으로 ‘잠실라이벌’ LG를 제압했다. 그리고 이틀 연속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일단 연이틀 경기 초반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LG였다. LG는 1회 선두타자 홍창기가 두산 선발 조던 발라조빅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더니, 후속타자 신민재가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두산 포수 김기연의 포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문보경의 유격수 땅볼에 3루 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으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산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두산은 1회 정수빈의 안타와 진루타 등으로 2사 3루, 2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2루타를 터뜨리는 등 두 번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세 번의 침묵은 없었다. 두산은 3회말 선두타자 이유찬이 LG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6구쨰 149km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던 정수빈이 3루수 번트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찬물을 끼얹었으나, 김재호가 2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터뜨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은 1, 2루에서 제러드 영이 삼진을 당했지만, 후속타자 양의지가 엔스의 2구째 139km 낮은 커터를 힘껏 퍼올리면서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양의지가 친 타구는 무려 174.6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133.9m를 비행한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흐름을 탄 두산은 4회말 공격에서도 선두타자 강승호가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김기연의 희생번트와 이유찬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두산은 전날(6일) 곽빈이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둔 시점에서 과감히 투수를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5회까지 무려 삼진 8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역투하던 발라조빅이 6회 구본혁에게 볼넷, 신민재에게 안타, 문보경에게 볼넷을 허용하는 등 2사 만루 위기를 자초, 오지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게 되자, 곧바로 불펜 카드를 꺼내들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는 아웃카운트 단 1개만 남은 시점이었다.
물론 발라조빅의 투구수도 많았다. 발라조빅은 6회부터 투구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무려 104구를 뿌린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두산의 선택은 적중했다. 두산은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이병헌을 마운드에 올렸고, 이어지는 2사 만루에서 김현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따라서 발라조빅은 마무리 과정이 좋지 않았으나, 최고 155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5⅔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네 번째 등판을 마쳤다.
6회 큰 위기를 극복한 이병헌이 7회에도 등판해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어내자, 타선이 확실하게 승기를 휘어잡았다. 두산은 7회말 김기연과 이유찬이 LG 정지헌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이때 LG는 이유찬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는 패착이었다.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유찬은 정수빈의 번트 타구에 욕심을 낸 나머지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두산은 김재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후 제러드가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7-2까지 달아났다.
LG도 뒤늦게 고삐를 당겼다. LG는 8회초 공격에서 신민재가 두산의 바뀐 투수 이교훈을 상대로 이날 네 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오스틴이 유격수를 맞고 중견수 방면으로 굴절되는 2루타로 좋은 흐름을 이어받은 뒤 오지환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홍건희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간격은 7-4까지 좁혀졌다. 그러나 더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두산은 이어지는 2사 2, 3루에서 김강률을 투입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오히려 8회말 공격에서 강승호의 안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이유찬이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뽑아낸 뒤 9회초 수비에서도 김강률이 마운드를 완벽하게 지켜내며 8-4로 승리, 주중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