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노히트노런은 절대 안 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함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코리 시거(30·텍사스 레인저스)가 노히트노런(노히터) 위기에 빠진 팀을 극적으로 구해냈다. 9회말 2사에서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텍사스에 점수를 안겼다.
시거는 7일(이하 한국 시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 경기에 텍사스의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상대 선발 투수 프람베르 발데스를 공략하지 못하며 세 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8회까지 텍사스 타자들이 기록한 안타는 0. 발데스에 눌리며 노히트노런 위기에 처했다. 볼넷 1개만을 기록했을 뿐,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9회말 텍사스의 마지막 공격. 선두 타자 로비 그로스먼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에스키엘 듀란이 병살타를 치면서 순식간에 9회말 2아웃에 몰렸다. 아웃 하나를 더해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노히트노런을 당하는 굴욕을 맛보는 상황에 몰렸다. 2사 후 타석에 선 조시 스미스가 볼넷으로 1루에 나가면서 시거에게 배턴이 넘겨졌다.
9회말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시거는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승부를 펼쳤다. 발데스의 초구 시속 84.8마일(약 136.5km) 슬라이더를 통타했다. 특유의 왼쪽 무릎을 땅에 닿을 정도로 굽혀 호쾌한 스윙으로 공을 맞혔다. 시속 104.9마일(약 168.8km), 비거리 411피트(약 125.3m), 발사각 36도로 날아간 공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거는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어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LA 다저스에서 뛰었다. 2013~2019년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다. 2022년부터 텍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7 33홈런 96타점 출루율 0.390 장타율 0.623 OPS 1.013을 찍고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MVP 2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7일까지 101경기에 나서 타율 0.277 24홈런 57타점 출루율 0.357 장타율 0.501 OPS 0.858을 마크하고 있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텍사스의 사상 첫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17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을 적어내며 텍사스의 4승 1패 승리에 수훈갑이 됐다. 2020년 다저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MVP에 오른 후 3년 만에 텍사스에서 다시 월드시리즈 MVP가 됐다. 양대리그에서 각각 MVP에 오른 첫 선수로 등록됐다.
한편, 발데스는 생애 두 번째 빅리그 노히트노런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다. 시거에게 9회말 투런포를 내준 후 교체됐다. 휴스턴이 그대로 4-2로 승리하면서 시즌 11승(5패)째를 신고했다. 그는 지난해 8월 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이룬 바 있다. 이날 승리한 휴스턴은 58승 55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를 지켰다. 지구 선두 시애틀 매리너스(59승 55패에 0.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텍사스는 54승 60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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